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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고정운 감독 "김포FC의 올해 콘셉트도 '뛰어야 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01-31 15:22 | 최종수정 2023-02-01 07:31


[현장인터뷰]고정운 감독 "김포FC의 올해 콘셉트도 '뛰어야 산다'"

[순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포FC의 올해 콘셉트도 '뛰어야 산다' 입니다."

고정운 김포FC 감독(57)의 미소였다. 남해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김포는 30일부터 전남 순천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정운식 강도높은 체력훈련에 선수들이 녹초가 되기 일쑤다. 그럼에도 고 감독은 선수들을 더욱 채찍질하고 있다. 순천에서 만난 고 감독은 "우리는 무조건 뛰어야 산다. 많이 뛰어야 기술도 나올 수 있다. 가뜩이나 우리 스쿼드가 타 팀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90분 내내 쉬지 않고 뛰는게 필수"라고 했다.

고 감독은 2022시즌 많이 뛰는 축구로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시즌 처음 K리그2에 입성한 김포는 예상과 달리 10승이나 거두며 기업구단 부산(10위), 전남(11위)을 제치고 8위에 자리했다. 고 감독은 "우리 선수들 능력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밑에서부터 빌드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과감한 전방압박으로 위에서 볼을 뺏고 공격을 전개했다. 이런 부분들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했다. 고 감독은 새 시즌 이런 기조를 더욱 짙게할 생각이다.

이유가 있다. 고 감독은 휴식기에 직접 카타르로 넘어가 월드컵을 관전했다. 고 감독은 "공수 전환이 너무 빨라졌다. 쉴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너무 많이 뛰더라. 현장에서 보니까 더 크게 다가왔다"며 "크로아티아가 인상적이었는데, 승부차기를 두 번이나 하면서도 올라가더라. 나이 먹은 선수들도 엄청 뛰더라. 물론 기술이 베이스가 돼야겠지만, 많이 뛰었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했다.

물론 무작정 뛰는 것만으로 결과를 만들 수는 없다. 고 감독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는데, 볼을 탈취한 뒤 너무 쉽게 뺏기더라. 결국 기술적인 부분을 가미해야,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그래서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지난 시즌 김포는 거의 외국인 선수 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 고 감독은 "지난 시즌 우리 축구 특성상 차라리 국내 선수로만 뛰는게 맞았다. 올해도 수준 있는 국내 선수 영입을 원했지만, 우리 예산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어설프게 돈을 쓰느니 외국인 선수에 맞추기로 했다"고 했다.


[현장인터뷰]고정운 감독 "김포FC의 올해 콘셉트도 '뛰어야 산다'"
외국인 선수는 김포의 승부수이자 고민이다. 고 감독은 "3명을 데려오는데 확실히 기술은 좋다. 볼소유도 가능하다. 90분 내내 무작정 뛸 수는 없기에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갈 때 유용할 것 같다. 디테일을 더해줄 수 있는 옵션들"이라며 "하지만 역시 우리 축구에서는 많이 뛰고 수비도 잘해야 한다. 그런 부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오히려 안데려오니만 못할 수 있어 고민이 많다"고 했다.

K리그2에서 1년을 보내며, 김포는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스태프의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해 개막 전만 하더라도 스태프는 불과 4명이었다. 올해는 11명으로 늘었다. 장비, 비디오 담당은 물론 피지컬 코치까지 가세했다. 고 감독은 "작년에 선수들이 볼 들고 다니는게 안쓰러워서 나나 코치들이 들고 다녔다. 그래도 명색이 프로인데, 구색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서영길 대표나 권 일 부단장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프로의 틀을 점점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K3리그부터 프로까지 오는 과정에서 나나 대표이사 모두 다 살아남았다. 연속성을 갖고 하나씩 바꾸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이런 부분을 알아주시고, 또 김포 시민들이 김포FC를 관심있게 봐주신다"고 했다.

고 감독의 올해 목표는 2022시즌과 같다. '재밌는 축구'다. 고 감독은 "등수도 중요하지만, 결국 김포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축구가 중요하다. 작년에 다행히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올해도 연장선상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에서 더 수준 높은 축구를 하고 싶다"며 "지금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한다면 우리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K3리그부터 성장한 선수들을 보면, 그렇게 할 자신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순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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