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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정부 비판 발언을 한 뒤 공정성 논란에 직면한 선수 출신 방송 진행하 게리 리네커(62)가 간판 프로그램인 영국공영방송 'BBC'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MOTD)를 다시 진행한다.
불법 이주민에게 난민 신청을 불허하고 추방한다는 영국 정부의 새 정책 발표를 접하고는 "1930년대 독일이 사용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언어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겨냥하는 잔인한 정책"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영국 축구를 대표하는 '목소리'의 비판을 접한 정부와 보수당 의원들은 공영방송 진행자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영국 정부의 정책을 나치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 당장 하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BBC는 'MOTD' 출연 중지 징계를 내린 뒤 리네커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후폭풍이 거셌다. 축구팀 감독, 선수, 방송 관계자들이 방송 출연을 거부하겠단 의사를 표명하며 리네커 지지를 선언했다. BBC의 주말 스포츠 프로그램이 중단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결국, 'BBC'는 내부 논의를 거쳐 리네커의 징계 철회 및 방송 복귀를 결정했다. 'BBC' 사무총장 팀 데이비는 성명을 내고 "지금이 직원, 진행자, 특히 시청자들에게 힘든 시기였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며 "이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리네커는 "지난 며칠간 아무리 힘들었어나 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나 머나먼 땅에서 피난처를 찾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많은 분이 곤경에 처한 그들의 모습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했다. 영국은 관용의 나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네커는 현역시절 레스터, 에버턴, 바르셀로나, 토트넘 등에서 활약한 잉글랜드 출신 스타 골잡이다. 은퇴 후 방송진행자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1999년부터 24년째 MOTD를 진행하고 있다. 2020~2021시즌 'BBC'에서 가장 많은 출연료(135만파운드·약 21억원)를 받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