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3라운드까지 치러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정력'과 '실수'다. '공격과 수비를 잘 하면 축구 경기에서 이긴다'는 너무도 당연한 축구계 격언이 딱 맞아떨어진다.
시즌 극초반에는 날씨, 전술 변화, 선수 컨디션, 부상, 이적생 적응 등이 맞물려 원하는 수준의 경기력을 펼치기 어렵다고 감독들은 입을 모은다. 이러한 환경에서 결정력의 차이는 시즌이 한창일 때보다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승격팀 광주의 경우 이정효 감독식 공격 축구를 꾸준히 펼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지만, 지난 2경기에서 무득점하며 승점 사냥에 실패했다. 지난 12일 전북 원정에서 대등하게 싸우고도 0대2로 패하는 걸 보면서 득점의 중요성을 다시 깨달았을 것이다.
여기에 팀들의 희비를 가르는 또 다른 변수는 '골키퍼 리스크'다. 전북 김정훈이 울산과의 개막전에서 치명적인 컨트롤 실수를 범해 결승골을 헌납한 뒤 다른 팀 골키퍼들도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하고 있다. 대구 오승훈은 개막전 포항전 3번째 골을 허탈하게 내줬다. 뒤이어 강원과 3라운드에선 세라토의 다리에 맞고 굴절돼 높이 뜬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실점을 허용했다. 인천 김동헌은 위치 선정 미스, 대전하나 이창근은 볼 처리 미스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서울 최철원은 울산과의 3라운드 경기서 '대형 사고'를 쳤다. 1-1 팽팽하던 후반 42분, 동료 수비수 김주성이 발로 준 공을 어이없게 손으로 잡는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당황했는지 아타루에게 공을 쉽게 내어주며 상대의 빠른 프리킥 전개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최철원은 마틴 아담의 슛을 막았지만, 이청용이 옆으로 흐른 공을 잡아 빈 골문에다 역전 결승골을 꽂았다. 골키퍼의 연이은 상황 판단 미스가 결과를 좌우한 케이스다.
골결정력 보완과 골키퍼 리스크 관리가 하루 아침에 뚝딱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감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