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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한-일전은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 대학축구는 불과 이틀 동안 세 차례나 내리 패했다. 20일에는 1·2학년 챔피언십에서 1대5로, 여자 대학 선발팀도 연장 끝 일본에 1대4로 졌다. 21일 열린 제21회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덴소컵)에서도 0대1로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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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축구는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입시 제도 변화로 선수 수급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최광훈 인천대학교 감독대행은 "우리가 1학년으로 선발할 수 있는 인원은 8명이다. 이들이 모두 다 남는 것이 아니다. 축구가 목적이 아니라 입학이 목적인 경우가 있다. 입학만 하고 그만두는 아이들이 대다수다. 그렇다고 또 보충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입시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장의 A지도자는 "서류만 가지고 선수를 뽑는다. 분명 공격수라고 해서 선발했는데, 수비수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에서 시행 중인 22세 이하(U-22) 규정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다. K리그 출전 명단에 U-22 선수가 선발 1명, 대기 1명 이상 포함되는 게 기본 전제다. 교체와 관련해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매 경기 적어도 U-22 선수 두 명이 그라운드를 밟아야 한다. 축구계에서는 이 규정에 대해 논란이 지속돼 왔다. 최근 이승우(수원FC)도 개인 SNS를 통해 '난 한국에 있는 U-22 규정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한 경기에 U-22 선수 2명을 의무적으로 뛰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35세 이상 규정은 없나. 세계 어느 나라에 이런 규정이 있나'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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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없을까. 경기를 치른 지도자 및 선수는 한 입 모아 '경험'을 강조했다. 고현호 고려대 감독(여자부)은 "A대표팀 밑으로는 이런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다. 결과와 상관없이 이런 기회가 많아져야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선수들도 많이 배웠다. 경험의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여자 국가대표 배예빈(위덕대)도 "소집 기간이 짧았지만 다 같이 발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차이가 난 것을 보면 더 동기 부여를 갖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여자부는 첫 번째 덴소컵이었는데, 계속해서 여자축구가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규정 변화에 대해서는 소통을 강조했다. 최 단장은 "실무자끼리는 해결이 쉽지 않다. 리더가 만나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일본의 대학-프로팀 연계 사례는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일본에는 '강화지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학 선수가 대학 무대는 물론, 프로 팀에서도 경기할 수 있는 제도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 나선 일본 선수 중 일부는 프로팀 경기를 소화한 뒤 대학 선발팀에 합류했다. 일본의 미토 린은 "나는 지난해 8월 감바 오사카의 지명을 받았다. 2024년부터 프로 생활을 한다. 대학 생활이 1년 남았다. 프로 1년차부터 좋은 활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장에서는 대학팀 대회 기간 변경 등을 통한 경기력 강화 얘기가 나왔다. D지도자는 "선수들이 가장 춥고, 더울 때 대회를 한다. 부상 위험이 높다. 교육부 등과 협의를 통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