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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만남→폭탄 파국' 콘테 최악의 16개월 왜? 토트넘 '또 무관+대행체제', SON의 입지는?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3-03-27 18:02 | 최종수정 2023-03-27 18:07


'잘못된 만남→폭탄 파국' 콘테 최악의 16개월 왜? 토트넘 '또 무관+…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상호합의'로 갈라섰다. 이탈리아 명장 안토니오 콘테 감독(54)과 EPL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각) 공식적으로 결별했다. 토트넘이 성명서를 통해 콘테와 헤어진다고 발표했다. 16개월만이다. 상호합의는 '경질'과 '사임'의 중간쯤이다. 구체적인 결별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호합의는 남은 연봉의 일정 부분을 구단이 부담하는 게 일반적이다. 원래 토트넘과 콘테의 계약은 오는 6월말까지였다. 콘테 감독은 2021년 여름, 인터밀란과 헤어질 때도 '상호합의'로 마침표를 찍었다.

콘테와 토트넘의 결별은 지난 19일 사우스햄턴 원정 무승부 후 벌어진 기자회견에서 폭발했다. 그는 "토트넘 선수들이 이기적"이라고 했고, 또 토트넘 클럽 문화까지 비난했다. 그동안 수차례 참아온 콘테가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터트린 것이다. 사실 그때 이미 콘테는 토트넘과 끝낼 결심을 내렸다.


'잘못된 만남→폭탄 파국' 콘테 최악의 16개월 왜? 토트넘 '또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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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토트넘에서 콘테의 시대는 끝났다. 그의 오른팔 스텔리니가 감독대행으로 시즌 남은 경기를 지휘한다. 또 라이언 메이슨이 스텔리니를 보좌하기로 했다. 토트넘 레비 회장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정규리그 1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서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 모두가 클럽 그리고 우리팬들을 위해 가능한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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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야인'으로 돌아간 콘테는 이전 EPL 첼시, 세리에A 유벤투스 인터밀란에서 이미 리그 우승을 경험한 명장이다. 그는 2021년 11월, 토트넘이 누누 산투 감독(포르투갈 출신)을 경질한 후 '소방수'로 영입했다. 콘테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토트넘은 꾸준함이 부족했다. 2021~2022시즌, 콘테 부임 초반 흔들렸지만 시즌 말미에 선전해 극적으로 리그 톱4에 올랐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토트넘의 부진은 이번 시즌에 이어졌다. 이미 정규리그 28경기에서 4무9패다. 또 토트넘의 경기 스타일에 의문 부호가 달렸다.

콘테 감독에게 토트넘은 사령탑 커리어에서 최악의 기간으로 기록될 수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총 76경기에서 40승23패로 승률이 54.1%다. 과거 유벤투스 시절의 승률 67.5%(102승15패), 첼시 시절 승률 65.1%(69승20패), 인터밀란 시절 승률 62.7%(64승15패)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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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팬들은 최근 토트넘이 홈에서 AC밀란과 0대0으로 비긴 후 야유를 보냈다. 또 이번 시즌이 사실상 무관으로 끝나게 된 것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토트넘은 현재 리그 4위다. 이번 시즌도 사실상 무관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에선 AC밀란에 졌다. FA컵에선 2부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나가떨어졌다. 콘테 감독이 토트넘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인 사우스햄턴전에선 3-1로 크게 리드하다가 막판 2골을 허용해 3대3이 되고 말았다. 그 경기 후 콘테 감독은 선수들과 클럽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고, 결국 그게 '결별 폭탄'이 됐다. 콘테는 "토트넘의 역사가 이렇다. 지금의 오너 체제가 20년 동안 이어졌다. 그들은 우승하지 못했다. 왜일까"라고 했다. 또 그는 "지금까지 나는 이 상황을 감추려 했다. 그러나 나는 오늘 본 걸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고, 또 팬들도 마찬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잘못된 만남→폭탄 파국' 콘테 최악의 16개월 왜? 토트넘 '또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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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만남→폭탄 파국' 콘테 최악의 16개월 왜? 토트넘 '또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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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레비 회장이 2001년부터 구단을 이끈 후 딱 한번 우승했다. 2008년 리그컵(카라바오컵) 정상이 유일하다. 약 23년 동안 총 11명의 감독이 팀을 거쳐갔다. 포체티노 감독이 2019년 11월 토트넘을 떠난 이후 약 4년 동안 3명의 풀타임 감독이 거쳐갔고, 이제 네번째 사령탑을 찾아야 한다.

이제부터 레비 회장은 다시 바빠질 것이다. 이미 후임 감독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토트넘은 갑작스럽게 콘테 감독을 잃었다. 후임자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최근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나겔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바로 투헬 감독을 영입했다. 뮌헨은 인정사정 없었지만 그만큼 또 주도면밀하게 다음을 준비한 상태에서 극약처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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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미 토트넘 차기 사령탑 하마평에는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 A대표팀 감독, 나겔스만 전 뮌헨 감독, 포체티노 전 파리생제르맹 감독, 제브리 브라이턴 감독,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 글라스너 프랑크푸르트 감독, 스텔리니 토트넘 감독대행, 메이슨 토트넘 코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앞으로 토트넘은 시즌 남은 경기에서 스텔리니 대행과 메이슨 코치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입지와 거취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흥민은 이미 검증이 끝난 선수이고, 토트넘에서의 위상은 케인 다음이라고 보면 된다. 위기의 토트넘이 건강한 손흥민을 많이 기용하지 않는 건 손해일 뿐이다. 안면 부상을 털어내고 이제 마스크까지 완전히 벗은 손흥민은 앞으로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스텔리니 대행은 콘테 축구에서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 스텔리니는 콘테의 사람이다. 지금 와서 전체 틀을 바꾸는 건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콘테 시절의 스리백과 윙어들의 많은 수비 부담은 계속 될 수 있다. 따라서 손흥민은 측면에서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도 적극적으로 해야할 것이다. 스텔레니 체제의 토트넘 첫 상대는 4월 4일(한국시각) 에버턴 원정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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