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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라이벌' 수원 삼성과의 100번째 리그 '슈퍼매치'는 FC서울이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긴 100점 만점의 더비였다.
슈퍼매치에선 내용도 충실했다. 전반 38분 국가대표 윙어 나상호가 선제골을 갈랐다. 박스 안 왼쪽 대각선 지점에서 골문 우측 하단을 노리고 찬 왼발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나상호는 5라운드 대전하나전부터 시작된 연속골 기록을 4경기로 늘렸다. 개인 최다 연속골 기록을 수립하며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후반 7분, 서울의 '유이'한 국가대표인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서울 입단 8경기만에 기다리던 '필드 데뷔골'을 작성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선수 몸에 맞고 나온 공을 문전서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에 기여한 황의조와 나상호는 늘 홈경기 전날 합숙하며 경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후반 36분 팔로세비치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43분, 수원 뮬리치가 골문을 열었으나, 대세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서울은 시즌 전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울산 전북 인천 포항 제주 등과 함께 4강 후보로 거론된 팀 중 하나였다. 국가대표 선수를 다수 보유한 탄탄한 전력을 지닌 만큼 서울을 4강 후보로 꼽는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서울은 2022시즌 답답한 U자 빌드업 축구로 '점유율은 높지만, 승률은 높지 않은' 흐름을 이어갔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팀 아르헨티나, 4강 돌풍팀 모로코 등의 경기를 연구하며 기존 '익수볼'에 빠른 공수 전환, 전방 압박 등을 새롭게 입혔다. 여기에 황의조, 수비수 권완규 박수일, 플레이메이커 윌리안 등이 가세하며 스쿼드 뎁스가 넓어져 활용 가능한 자원도 늘어났다. 이제 주전급 한두 명이 다쳐도 흔들리지 않는 팀, 승격팀에 패해도 빠르게 멘털을 회복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앞으로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