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원=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겨울이 아니고, 여름에 가고 싶어요. (구단이) 약속했던 대로 보내주면 좋겠어요."
|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어처구니 없는 제안이다. 많은 축구관계자와 에이전트들은 이런 강원 구단의 스탠스가 '거래의 룰에도 어긋나고,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구단 행정에 무지한 행위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강원 구단의 이런 '협상 뒤엎기'식 제안을 셀틱이 받아들일 리 없다. 셀틱은 강원의 이상한 역제안을 당연히 거절했다. 당장 프리시즌부터 양현준을 합류시켜 팀 전력으로 만들려던 계획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이런 제안을 받아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
양현준의 목소리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날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 경기에서 양현준은 강원FC 주전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홈팀 수원FC를 상대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양팀은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경기 후 양현준이 취재진 앞에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섰다. "경기가 앞서나가 무승부로 끝나서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고 했지만, 경기 외적인 요인도 양현준의 표정을 무겁게 만든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셀틱 이적이 무산분위기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유럽 진출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것일 것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우선은 강원 소속인 만큼 팀이 강등권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유럽 진출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이어 양현준은 구단이 셀틱과의 협상에서 여름이 아닌 겨울 이적을 제시해 협상이 결렬 분위기로 가는 상황에 관해 "나는 겨울이 아니고 여름에 가고 싶다. 유럽행을 위해 지난해 미국(미네소타)에서 제안이 왔을 때도 구단의 뜻에 따라 남았다. 그때 구단이 유럽에서 제안이 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상한 조건을 걸지 말고, 셀틱행을 적극적으로 도와달라는 호소였다.
수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