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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민재(26·바이에른 뮌헨)'이 현실이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만유로(약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계약 당시 바이아웃을 설정했는데, 50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최근 나폴리와 협상 문제로 이적료가 다소 올라갔다는 보도도 있는만큼,그 이상이 될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한국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임은 분명하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할때 기록한 3000만유로(약 426억원),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은 나카지마 쇼야가 알두하일에 합류하며 기록했던 3500만유로(약 497억원)이었다. 김민재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유로·약 1136억원)과 마타이스 더 리흐트(6700만유로·약 951억원)에 이어 바이에른 역사상 세번째로 비싼 사나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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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들은 속속 김민재의 뮌헨 입성 소식을 전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가 오늘 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이미 뮌헨에 도착했다. 아직 100% 명확하지는 않지만, 곧 훈련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플레텐베르그는 바이에른에 관한 1티어 기자로 평가받는다. 스포르트 역시 '김민재가 뮌헨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 그는 곧 테게른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테게른제는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국경에 있는 알프스지역 마을로, 바이에른의 훈련 캠프가 있는 곳이다. 바이에른은 이미 테게른제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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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적시장의 최고 공신력을 자랑하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18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루머에도 불구하고 김민재가 바이에른으로 향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며 '김민재는 지난 8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바이에른이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면서 이미 바이에른 선수가 됐다'고 했다. 이어 '단지 계약서 서류와 관련한 이슈가 있을 뿐 어떠한 문제도 없다. 오피셜은 곧 뜰 것'이라고 못 박았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 역시 '바이에른의 김민재 영입이 임박했다. 몇 주간 긴 협상 끝에 김민재는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합의가 빠르게 이뤄졌고 바이아웃 지급에 동의를 했으며 이적 최종 조건에 합의할 일만 남았다. 이제 '던 딜'며 '김민재의 바이에른행은 확정적이며 이번 주말 공식 발표가 예상된다. 바이에른행에 장애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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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나폴리의 프리시즌 일정에도 김민재의 이름은 빠졌다. 나폴리는 공식 홈패이지에 프리시즌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는데, 김민재는 없었다.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추후에 합류할 예정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 역시 김민재를 언급했다. 그는 15일 프리시즌 첫 기자회견에 나섰는데 한국을 넘어 독일 현지 바이에른 팬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인 김민재의 이적설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KIM'을 언급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영입이 임박했다고 알렸다.
투헬 감독은 '한국 선수가 뤼카 에르난데스 대체자로 도착하나'란 질문에 "우리는 에르난데스를 제대로 대체하길 바란다. 누가 뤼카를 대신할지는 큰 비밀이 아니"라면서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이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며칠안에 (김민재 영입을)발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김민재 오피셜'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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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에이전트 엔리코 페델레도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 발표가 이렇게 늦어지는 이유는 바이에른의 전략 문제"라며 "바이에른이 돈을 절약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풋 메르카토는 '나폴리가 약간의 보너스와 셀 온 조항을 붙이고 싶었다'며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김민재 바이아웃 금액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을 받길 원했다. 이를 이뤄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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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군사훈련을 받던 김민재는 6일 퇴소하자마자 바이에른행 마무리를 위한 스케줄을 이어갔다. 메디컬테스트였다. 로마노는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가 퇴소하는데로 곧바로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플레텐베르그 역시 '김민재가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무리한다. 바이에른의 팀 닥터들이 한국에 도착해서 메디컬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테스트가 미뤄졌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6일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했다. 독일 현지에서는 '바이에른 역사상 가장 미친 메디컬테스트'라고 했다. 그만큼 김민재를 원했다는 이야기다. 메디컬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후 예상대로 바이에른은 바이아웃을 지불하며, 최종 절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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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와 맨유의 이야기는 한 달 넘게 지속됐다.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콤비가 수비를 지키는 맨유는 두 선수의 내구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빅토르 린델로프와 에릭 바이 역시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김민재 영입을 통해 확실히 우승권 수비진을 갖고 싶어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김민재를 점찍은 배경이다. 하지만 맨유는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계륵으로 전락한 해리 매과이어의 방출 문제가 풀리지 않는데다, 가장 중요한 인수 문제까지 꼬였다.
그 사이 바이에른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민재가 군사훈련을 받으러 간 15일,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플레텐베르그의 보도가 시작이었다. 산티 아우나, 로마노 등 유력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토마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영입에 열을 올렸다. 빌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직접 화상통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철 박주호 등과 함께 한 바 있는 투헬 감독은 이같은 사실을 적극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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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은 에르난데스를 정리하며 김민재에 큰 돈을 쓸 수 있었다. 에르난데스는 파리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45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김민재 이적료와 같은 수준이라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김민재라는 더 젊고 실력있는 선수를 더할 수 있었다.
바이에른은 올 여름 수비진 정비를 준비했다. 올 시즌 마타이스 더 리흐트를 축으로 다요 우파메카노와 파바르가 중앙을 지켰다.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바이에른은 여전히 시장의 주목을 받는 에르난데스와 파바르를 정리하고 새로운 수비수 영입를 데려오고 싶어했다. 그게 김민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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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에는 김민재의 과거를 집중 보도했다. 김민재의 과거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김민재는 2012년 U-17 대표팀 합류를 위해 경남 통영에서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까지 아버지의 생선 트럭을 타고 7시간을 달려간 경험부터 김민재의 몸에 새긴 'Carpe diem(오늘을 즐겨라)', 'Never stop dreaming, time won't wait for you(꿈꾸는 것을 멈추지 마라, 시간은 너를 기다리지 않는다)', 십자가를 든 예수의 형상 등 문신까지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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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르트 역시 비슷한 평가였다. 에르난데스와 김민재를 비교한 스포르트는 김민재가 훨씬 좋은 수비수라고 했다. 스포르트는 '김민재는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3050분을 뛰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는 가장 많이 뛴 2021~2022시즌조차도 2030분을 뛰었다'며 내구성에서 김민재가 우위라고 했다. 공중볼 경합과 속도에서도 김민재의 손을 들어줬다. 스포르트는 '김민재는 막강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헤더를 따낸다. 김민재는 90분당 헤더 경합에서 2.69번을 승리했고 반면 에르난데스는 1.77번'이라며 '김민재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최고 시속 34.2km를 기록했다. 반면 에르난데스는 33.4km였다'고 했다. 스포르트는 '바이에른은 에르난데스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선수를 데려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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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입성 단 한 시즌만에 이탈리아를 정복했다.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렇다할 적응기도 없이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기복 없는 수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했다. 2018~2019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아시아 선수가 수상한 것은 김민재가 최초다. 우승팀 멤버가 이 상을 차지한 것 역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재는 빗장수비를 탄생시킨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수비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됐다. 김민재는 세리에A 공식 '올해의 팀'에도 선정되며, 올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임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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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맨시티의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레알 마드리드의 에데르 밀리탕 등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였다. 놀라운 활약으로 시즌 내내 빅클럽의 주목을 받은 김민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치가 상승했다.
김민재는 올 여름 내내 맨유, 맨시티, 뉴캐슬,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 선수의 이적설이라고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역대급 사가였다. 김민재 영입전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맨유와 뉴캐슬의 하이재킹 시도까지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바이에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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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이어 바이에른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그는 "바이에른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는 바이에른에 오는 것을 고대했다.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여기서 발전을 계속할 것이다. 그들이 나를 얼마나 원했는지는 시작부터 명확했다. 내 첫 목표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나는 가능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독일 언론도 벌써부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김민재를 제2의 야프 스탐'이라고 설명했고, 키커는 '김민재가 단 3번은 폴 브라이트너, 비센테 리자라쥐, 루시오 등과 같은 전설들이 썼던 번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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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