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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버선발로 '괴물' 김민재를 환대한 이유가 있었다.
그토록 원했던 선수인만큼 당연히 더욱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바이에른은 20일(한국시각) 구단 SNS를 통해 '뮌헨에서의 김민재의 첫 날'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사무실로 이동하기 전부터, 오피셜 촬영, 이후 바이에른이 훈련하고 있는 테게른제에 합류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눈길을 끈 것은 김민재와 투헬 감독의 만남이었다. 영상 속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보자 다가가 활짝 웃으며 끌어안아줬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누고는 볼까지 쓰다듬었다. 얼마나 김민재를 원했는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헬 감독은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만나서 반갑다. 정말 기쁘다. 넌 정말 잘할거다. 확신한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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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은 19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나폴리에서 뛰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로, 5년이다. 김민재는 3번 유니폼을 입는다'고 했다. 김민재는 정우영(슈투트가르트)에 이어 두번째로 바이에른에 입성한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5000만유로(약 71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민재는 나폴리와 계약 당시 바이아웃을 설정했는데, 50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최근 나폴리와 협상 문제로 이적료가 다소 올라갔다는 보도도 있는만큼,그 이상이 될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한국 선수 최고 이적료이자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임은 분명하다. 이전까지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은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할때 기록한 3000만유로(약 426억원),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은 나카지마 쇼야가 알두하일에 합류하며 기록했던 3500만유로(약 497억원)이었다.
김민재는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유로·약 1136억원)과 마타이스 더 리흐트(6700만유로·약 951억원)에 이어 바이에른 역사상 세번째로 비싼 사나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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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가 합류해 매우 기쁘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컨디션이 완벽하며 출전 준비가 됐다. 김민재가 뮌헨과 동행하기로 결정해 정말 기쁘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이어 "김민재는 최고의 영입이다. 며칠 더 휴가를 주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원치 않았다. 얼마나 김민재가 전문적이고 집중적인지 알려준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민재는 곧바로 팀에 합류해 개인 훈련에 입했다. 김민재는 구단 공식 SNS에 "뮌헨에 오게 돼 흥분된다"며 "하지만 지금은 많이 부끄럽다"고 옅은 미소를 보였다. 사이클을 타고 있는 김민재에게 다요 우파메카노, 콘라트 라이머, 세르주 그나브리, 키미히 등이 다가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짧은 대화도 나눴다.
바이에른 팬들도 김민재를 환대하고 있다. 바이에른 SNS는 훈련장 빠져나가는 김민재에게 사인을 요청하는 다수의 팬들의 모습을 담긴 영상을 업로드했다. 김민재는 친절히 사인 요청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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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적시장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김민재가 바이에른 훈련장에 방금 도착했다. 김민재는 새로운 바이에른 영입생으로 발표될 것이다. 10일 전에 바이아웃 조항이 발동됐다.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도 받았다. 계약도 마무리했다'며 'here we go'를 덧붙였다.
독일 언론들은 속속 김민재의 뮌헨 입성 소식을 전했다. 스카이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가 오늘 밤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이미 뮌헨에 도착했다. 아직 100% 명확하지는 않지만, 곧 훈련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플레텐베르그는 바이에른에 관한 1티어 기자로 평가받는다.
스포르트 역시 '김민재가 뮌헨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다. 그는 곧 테게른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다. 테게른제는 독일 남부 오스트리아 국경에 있는 알프스지역 마을로, 바이에른의 훈련 캠프가 있는 곳이다. 바이에른은 이미 테게른제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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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적시장의 최고 공신력을 자랑하는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18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루머에도 불구하고 김민재가 바이에른으로 향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며 '김민재는 지난 8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바이에른이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면서 이미 바이에른 선수가 됐다'고 했다. 이어 '단지 계약서 서류와 관련한 이슈가 있을 뿐 어떠한 문제도 없다. 오피셜은 곧 뜰 것'이라고 못 박았다.
프랑스 '풋 메르카토' 역시 '바이에른의 김민재 영입이 임박했다. 몇 주간 긴 협상 끝에 김민재는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합의가 빠르게 이뤄졌고 바이아웃 지급에 동의를 했으며 이적 최종 조건에 합의할 일만 남았다. 이제 '던 딜'며 '김민재의 바이에른행은 확정적이며 이번 주말 공식 발표가 예상된다. 바이에른행에 장애물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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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나폴리의 프리시즌 일정에도 김민재의 이름은 빠졌다. 나폴리는 공식 홈패이지에 프리시즌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는데, 김민재는 없었다.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추후에 합류할 예정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 역시 김민재를 언급했다. 그는 15일 프리시즌 첫 기자회견에 나섰는데 한국을 넘어 독일 현지 바이에른 팬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인 김민재의 이적설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KIM'을 언급하지 않고 '기술적으로' 영입이 임박했다고 알렸다.
투헬 감독은 '한국 선수가 뤼카 에르난데스 대체자로 도착하나'란 질문에 "우리는 에르난데스를 제대로 대체하길 바란다. 누가 뤼카를 대신할지는 큰 비밀이 아니"라면서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이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며칠안에 (김민재 영입을)발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김민재 오피셜'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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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마티노는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전했는데 '바이에른의 김민재 영입은 완료됐다. 마지막 날까지 왜 바이에른이 그렇게 오래 기다렸는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인 비율로 되어 있다. 여기에는 김민재를 훈련시킨 한국 구단에 지급될 보너스도 포함된다. 때문에 나폴리에 지급될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 액수 끊임 없이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 에이전트 엔리코 페델레도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 발표가 이렇게 늦어지는 이유는 바이에른의 전략 문제"라며 "바이에른이 돈을 절약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풋 메르카토는 '나폴리가 약간의 보너스와 셀 온 조항을 붙이고 싶었다'며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은 김민재 바이아웃 금액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을 받길 원했다. 이를 이뤄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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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군사훈련을 받던 김민재는 6일 퇴소하자마자 바이에른행 마무리를 위한 스케줄을 이어갔다. 메디컬테스트였다. 로마노는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가 퇴소하는데로 곧바로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플레텐베르그 역시 '김민재가 한국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마무리한다. 바이에른의 팀 닥터들이 한국에 도착해서 메디컬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디컬테스트가 미뤄졌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6일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했다. 독일 현지에서는 '바이에른 역사상 가장 미친 메디컬테스트'라고 했다. 그만큼 김민재를 원했다는 이야기다. 메디컬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후 예상대로 바이에른은 바이아웃을 지불하며, 최종 절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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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와 맨유의 이야기는 한 달 넘게 지속됐다.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콤비가 수비를 지키는 맨유는 두 선수의 내구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빅토르 린델로프와 에릭 바이 역시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김민재 영입을 통해 확실히 우승권 수비진을 갖고 싶어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이 김민재를 점찍은 배경이다. 하지만 맨유는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계륵으로 전락한 해리 매과이어의 방출 문제가 풀리지 않는데다, 가장 중요한 인수 문제까지 꼬였다.
그 사이 바이에른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민재가 군사훈련을 받으러 간 15일,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다. 플레텐베르그의 보도가 시작이었다. 산티 아우나, 로마노 등 유력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토마스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영입에 열을 올렸다. 빌트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직접 화상통화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철 박주호 등과 함께 한 바 있는 투헬 감독은 이같은 사실을 적극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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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은 에르난데스를 정리하며 김민재에 큰 돈을 쓸 수 있었다. 에르난데스는 파리생제르맹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료는 4500만유로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김민재 이적료와 같은 수준이라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김민재라는 더 젊고 실력있는 선수를 더할 수 있었다.
바이에른은 올 여름 수비진 정비를 준비했다. 올 시즌 마타이스 더 리흐트를 축으로 다요 우파메카노와 파바르가 중앙을 지켰다.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바이에른은 여전히 시장의 주목을 받는 에르난데스와 파바르를 정리하고 새로운 수비수 영입를 데려오고 싶어했다. 그게 김민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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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입성 단 한 시즌만에 이탈리아를 정복했다.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리에A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이렇다할 적응기도 없이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적인 루치아노 스팔레티식 전술 속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로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기복 없는 수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했다. 2018~2019시즌 처음 제정된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아시아 선수가 수상한 것은 김민재가 최초다. 우승팀 멤버가 이 상을 차지한 것 역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재는 빗장수비를 탄생시킨 '수비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수비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됐다. 김민재는 세리에A 공식 '올해의 팀'에도 선정되며, 올 시즌 세리에A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임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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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파비오 칸나바로,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등 레전드들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맨시티의 후벵 디아스, 존 스톤스, 바르셀로나의 로날드 아라우호, 레알 마드리드의 에데르 밀리탕 등과 함께 올 시즌 최고의 센터백으로 불렸다. 단 한 시즌의 활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폴리 역대 베스트11에 거론될 정도였다. 놀라운 활약으로 시즌 내내 빅클럽의 주목을 받은 김민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치가 상승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6000만유로까지 상승했다. 한국 선수로는 손흥민 보다 높은 최고 몸값이었다.
김민재는 올 여름 내내 맨유, 맨시티, 뉴캐슬, 리버풀, 첼시, 아스널,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등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국 선수의 이적설이라고는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역대급 사가였다. 김민재 영입전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맨유와 뉴캐슬의 하이재킹 시도까지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바이에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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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이어 바이에른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그는 "바이에른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는 바이에른에 오는 것을 고대했다.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여기서 발전을 계속할 것이다. 그들이 나를 얼마나 원했는지는 시작부터 명확했다. 내 첫 목표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나는 가능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독일 언론도 벌써부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김민재를 제2의 야프 스탐'이라고 설명했고, 키커는 '김민재가 단 3번은 폴 브라이트너, 비센테 리자라쥐, 루시오 등과 같은 전설들이 썼던 번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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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바로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바이에른은 올 여름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프리시즌을 치른다. 바이에른은 26일 도쿄에서 '유럽 챔피언' 맨시티전을 시작으로 29일 일본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경기를 치른다. 또 다른 '괴물' 엘링 홀란드와의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홀란드는 맨시티 이적 첫 해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 역사를 새로 썼다. 맨시티는 창단 첫 트레블을 달성했다. 8월2일에는 싱가포르로 자리를 옮겨 리버풀과 만난다. 리버풀에는 김민재와 비교되는 버질 판 다이크가 있어, 또 한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는 아시아 투어에서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바이에른맨 김민재의 축구 인생, 새 막이 열렸다. '바이에른 괴물'이 된 김민재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