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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뉴 캡틴' 손흥민(31·토트넘)이 카라바오컵(리그컵) 첫 경기에서 탈락한 뒤 굳은 표정으로 토트넘 원정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은 애처로웠다. 본격적으로 컵대회 우승에 도전하기도 전에 탈락했으니, 그럴만도 하다. '무관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지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빡빡한 일정을 고려해 주전급 선수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로테이션을 돌렸다. 전반 19분 미키 판더펜의 자책골로 리드를 빼앗겼지만, 후반 11분 히샬리송이 시즌 마수걸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중반 주전급인 손흥민, 파페 사르, 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메디슨을 차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손흥민은 원톱을 맡았다가 공격수 데인 스칼렛이 투입된 후에는 왼쪽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36분 아크 정면에서 좌측 솔로몬을 향한 예리한 패스로 슈팅 기회를 끌어냈다. 26분 동안 활발히 1~2선을 오가며 공격진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렇지만 정규시간 내에 승부를 내지 못했고 승부차기로 흘렀다. 카라바오컵은 연장전을 치르지 않는다. 손흥민이 첫번째 키커로 나서 득점했다. 손흥민은 득점 후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에게 다가가 파이팅을 불어넣는 주장의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포스터는 손흥민과 나머지 토트넘 동료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풀럼 키커 5명 중 4명이 골문 오른쪽 하단으로 공을 찼는데, 네 번 모두 방향을 잘못 읽었다. 시원하게 다이빙을 한 것도 아니고, 몸을 날리는 시늉만 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경기 중 두 번의 결정적인 선방을 했던 맹활약과는 180도 달랐다.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포스터에게 최저 평점인 5.88점을 매겼다. 손흥민은 6.56점을 받았다. 토트넘 3번째 키커 다빈손 산체스의 실축도 결정적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실망한 모습이었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손흥민 역시 큰 충격을 받았지만, 애써 아쉬움을 감추고 팀 동료들을 위로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