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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웃었다' 20경기-759분-20번째 슈팅만에 만들어 낸 유강현의 'K리그1 데뷔골'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09-24 10:33


'모두가 웃었다' 20경기-759분-20번째 슈팅만에 만들어 낸 유강현의…

'모두가 웃었다' 20경기-759분-20번째 슈팅만에 만들어 낸 유강현의…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 한 골까지 20경기, 759분, 20번의 슈팅이 필요했다. 마침내 터졌다. 유강현(대전하나시티즌)의 얼굴에도 드디어 웃음꽃이 피었다.

대전은 2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1라운드에서 3대1로 승리했다. 대전은 5경기만에 승리를 챙기며, 파이널A를 향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전은 전반 14분 김인균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불안한 리드를 하던 전반 36분, 센터백 조유민이 공격을 가담해 중앙으로 스루패스를 찔렀다. 수원 수비수 이규석의 뒷공간을 침투하던 유강현이 볼을 잡아, 골키퍼까지 제친 후 득점에 성공했다. 그토록 원했던 유강현의 올 시즌 리그 첫 골, K리그1 데뷔골이었다.

유강현의 골이 들어가자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달려 나왔다. 유강현의 포지션 라이벌 티아고도 몸을 풀다 환한 미소로 유강현의 골을 환영했다. 그라운드에 있던 나머지 10명의 선수들도 자기가 득점한 것처럼 기뻐했다. 이민성 대전 감독도 이전과 다르게, 큰 세리머니를 펼치며 환호했다. 관중석에서는 승리 이상의, 함성이 쏟아졌다. 그만큼 모두가 원했던 골이었다.

유강현은 올 시즌 정말 지독히도 터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이다. 무려 19골을 넣었다. 승격한 대전이 이적료를 주며 영입했다. 대전은 유강현이 K리그2 득점 2위 티아고와 전방을 책임져 줄 것이라 기대했다. 체코 등을 오가다 꿈에 그리던 K리그1에 입성한 유강현 역시 1부리그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남기고 싶어 했다. 하지만 '골신'은 유강현을 외면했다.


'모두가 웃었다' 20경기-759분-20번째 슈팅만에 만들어 낸 유강현의…

'모두가 웃었다' 20경기-759분-20번째 슈팅만에 만들어 낸 유강현의…

'모두가 웃었다' 20경기-759분-20번째 슈팅만에 만들어 낸 유강현의…
주변에서 '굿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로 '골운'이 좀처럼 따르지 않았다. 지난 7월 전북 현대전이 대표적이었다. 김인균의 크로스를 받아 그토록 갈망했던 시즌 마수걸이골을 성공시켰지만, 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득점 후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격했기에 더욱 쓰라린 '득점 취소'였다. 유강현은 투입된 경기마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정작 골문 앞에서는 작아졌다. FA컵에서만 1골을 넣었을 뿐이다.

마침내 그 혈을 꿇었다. 유강현의 득점 기운을 받은 대전은 후반 카즈키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티아고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3대1 승리를 거뒀다. 유강현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경기 후 선수단은 팬들이 골침묵으로 고생하는 유강현을 위해 만든 '믿어YU'라는 걸개와 함께 팬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통상 스트라이커가 이 정도로 안들어가면 비판의 목소리가 크기 마련인데, 유강현의 득점 후에는 '축하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만큼 유강현이 이 한골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방증이다.

대전 입장에서도 반가운 골이다. 공격 축구를 펼치는 대전은 상대를 몰아붙이고도 마무리 부족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할때가 많았다. 티아고 혼자 14골로 분전했지만, 그의 짐을 나눠줄 공격수가 절실했다. 그래서 여름이적시장에서 스트라이커 구텍을 영입했지만, 아쉽게도 시즌아웃됐다. 유강현이 터지면서, 대전은 옵션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스트라이커가 대체로 몰아치기에 능한만큼, 유강현의 부활은 파이널A행을 노리는 대전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유강현은 경기 후 "득점이 없는 공격수에게 계속해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는 일이 쉽지 않는데 득점이 없을때도 항상 응원해 주신 팬 분들께 드디어 골로 보답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그동안도 종종 제 이름을을 불러주셨는데 그동안은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오늘은 팬 여러분이 이름을 불러주실 때 마냥 기쁘기만 했다"고 웃었다. 이어 "아직 파이널A로 갈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고, 마수골이 골을 시작으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되겠다.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게 1분이든 풀타임이든 그라운드에서 모든걸 불태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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