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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호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 중엔 '얌전하게 공을 잘 차는 선수만 모아놓았다'도 있었다.
그런 황선홍호에도 극소수이긴 하지만, 확실한 색깔을 지닌 선수들이 있다. 윙어 송민규(전북)가 대표적이다. 송민규는 자주 바뀌는 헤어 컬러만큼이나 변칙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성격도 어디로 튈 지 모른다.
송민규의 진가는 추가골을 넣은 중국전보단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에서 잘 드러났다. 송민규는 정우영의 멀티골로 한국이 2-1로 앞선 후반 14분 이강인과 교체투입했다. 황선홍 감독은 시간이 갈수록 더 거칠어지는 우즈벡을 상대로 힘과 에너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송민규를 비롯해 정호연 안재준 등을 줄줄이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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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는 곧바로 '소심한 복수'에 나섰다. 조영욱에게 파울을 한 부리에프가 부상을 호소하며 경기가 일시중단된 상황. 송민규는 다브로노프에게 말을 걸더니 다브로노프가 있는 쪽으로 바짝 다가가 웃으며 손으로 '따라와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다브로노프가 살금살금 따라오자 한국 선수들과 심판이 모여있는 곳으로 도망(?)갔다. 그곳에서도 다브로노프를 향해 소리를 쳤다. 선을 넘지 않은 채 상대를 도발하는 '소심한 복수'에 축구팬들은 환호했다.
송민규가 한 행동은 거친 파울을 일삼는 우즈벡을 향해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그만의 메시지였던 걸로 보인다. 박규현(디나모드레스덴)이 중국전에서 싸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도망갔다면, 송민규는 도발하고 싸움을 피하는 전략으로 상대에게 데미지를 안겼다. 박규현 송민규는 엄연히 황선홍호의 결승행 주역이자 '씬스틸러'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