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은 대구의 역습이 더 날카로웠다. 울산은 대구의 그물망 수비를 뚫는데 애를 먹었다. 대구는 전반 7분 케이타가 패스가 울산의 수비라인을 통과하면서 고재현의 발끝에 걸렸다.
고재현의 회심의 오른발 슈팅은 조현우의 선방에 가로막혔다. 울산은 파상공새를 펼쳤지만 '헛심전개'였다. 전반 23분 바코에 이어 오른발이 슈팅을 터트렸지만 골문을 여는 데는 2% 부족했다. 홍 감독은 전반 25분 강윤구 대신 아타루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전반 29분 변수가 생겼다. 대구의 역습 카드인 바셀루스가 근육 통증을 호소했고, 그대로 에드가와 교체됐다. 에드가는 투입되자마자 이진용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진용의 슈팅도 골대를 외면했다.
홍 감독은 전반 39분 아타루를 중앙으로 이동시키는 대신 빠른 스피들의 엄원상을 측면으로 돌렸다. 하지만 울산도, 대구도 전반에는 골문을 열지 못했다.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현대축구단 vs 대구FC/ 파이널A/ 대구 바셀루스/ 사진 김정수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현대축구단 vs 대구FC/ 파이널A/ 대구 바셀루스/ 부상/ 사진 김정수
'어디로 패스할까'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울산 현대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울산 아타루가 패스하고 있다. 2023.10.29
최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근호를 빼고 장성원을 투입하며 수비를 더 강화했다. 지루한 공방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아타루가 잇따라 골문을 노렸지만 골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구는 후반 6분 고재현과 8분 케이타의 슈팅이 불을 뿜었지만 조현우가 버틴 울산의 골문은 철옹성이었다. 울산은 후반 18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엄원상의 크로스가 아타루를 향했다. 발만 갖다대면 골로 연결할 수 있었지만 '헛발질'로 기회를 살리리 못했다.
홍 감독은 1분 뒤 김민혁을 투입하며 고삐를 바짝 조였다. 결정적인 용병술이었다. 후반 23분이었다. 아타루를 크로스를 김민혁이 헤더로 마침내 골문을 활짝 열었다.
대구는 공격에 숫자를 늘리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울산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홍 감독은 후반 39분 장시영 주민규 이규성을 투입했다.
1골로는 배고팠다. 홍 감독의 교체카드는 또 적중했다. 장시영이 주민규의 도움을 받아 K리그 데뷔골을 쐐기골로 장식했다. 우승 경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선제골 넣는 울산 김민혁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울산 현대와 대구FC의 경기에서 울산 김민혁이 선제골을 넣고 있다. 2023.10.29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현대축구단 vs 대구FC/ 파이널A/ 울산 장시영 득점/ 골 세레머니/ 엠블럼 키스/ 사진 김정수
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간절하게 이기고 싶다. 울산 같이 훌륭한 팀을 상대로 부족하지만 나를 신뢰하며 따라온 선수들과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이 우승 전쟁의 의미가 있다. 축구는 결국 이겨야하는 경기"라며 "우리 선수들이 악당 기질이 있다. 잔칫집에 재뿌리는 것을 좋아한다. 팬분들도 5~10분에 원정 티켓분을 매진시켰다. 그 정도면 동기부여가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홍 감독은 "평상시와 똑같다.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지만 같은 상태다. 선수들은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가 조금 어렵지만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인내심도 필요하다. 선수들도 그런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승리의 여신'은 울산을 향해 활짝 웃었다. 울산은 이날 지방구단의 한계를 뚫고 창단 첫 단일 시즌 30만 관중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1만8933명이 입장했다. K리그 챔피언의 환한 얼굴이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