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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바야흐로 '무관 탈출'의 해다. 미국야구 텍사스 레인저스는 62년만에 우승 반지를 꼈고, 프로야구 LG트윈스는 1994년 이후 29년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지난 19일에는 한국 LCK를 대표하는 T1이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에서 중국 웨이보 게이밍을 꺾고 7년만에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전북 왕조'가 구축되기 이전에 K리그 최다 우승팀 타이틀을 보유했던 성남(구 성남 일화)은 시민구단으로 재창단되는 혼란 속에서 우승컵과 멀어진지가 17년째다. 지난해 강등해 현재는 2부 소속이다. 1980년~1990년대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꼽히는 부산은 1997년 이후 26년 동안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 같은 부산을 연고로 하는 야구 롯데 자이언츠(1992년 우승)와 비슷한 실정이다. 부산 역시 성남과 마찬가지로 2부에서 승격을 노리고 있다.
우승과의 거리가 가장 먼 팀은 제주로, 제주 팬들은 LG 팬들보다 더 오랜 기간 우승을 염원했다. 제주는 전신인 유공코끼리 시절이던 1989년, 김정남 감독 지도 하에 리그를 제패한 이후 34년째 무관이다. 1989년은 제주 소속의 베테랑 미드필더 구자철이 태어난 해로, 축구 꿈나무였던 구자철이 제주에서 프로 데뷔해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역이 되어 한국 축구를 빛내고, 유럽 무대를 누비다 다시 제주로 돌아와 마지막 불꽃을 태울 때까지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제주는 그사이 세 번 구단명이 바뀌고, 두 번 연고지를 이전했다. 준우승 4번, 강등 1번을 경험했다. 올시즌 승격 후 가장 낮은 9위로 시즌을 끝마쳤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