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K리그에 또 한 명의 '샛별'이 탄생했다. 2005년생 정마호(충남아산)다.
김현석 감독이 이끄는 충남아산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하나은행 K리그2 2024' 개막전을 치렀다. 이날 김 감독은 2005년생 신인 정마호를 선발로 내세웠다. 22세 이하(U-22) 규정 때문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결전을 앞두고 "정마호는 훈련 시켜봤을 때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선수로 생각했다. 기량이 있다. 조금만 적응하면 우리나라 미드필더에 걸출한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정마호는 뜨거운 관심 속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는 K리그 데뷔전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제 몫을 제대로 해냈다. 특히 그는 팀이 0-1로 밀리던 후반 23분 박대훈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올 시즌 충남아산의 첫 득점이자, 개인통산 프로 1호골이었다. 정마호는 팬들의 뜨거운 박수 속 후반 27분 교체 아웃됐다. 경기는 충남아산의 1대2 패배로 끝났다.
경기 뒤 정마호는 "승리했다면 기분좋게 집 가서 밥을 먹을 수 있었을텐데…. 나는 충남아산 소속 선수다. 골보다는 팀 승리가 중요하다.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정마호는 충남아산이 믿고 키우는 미래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최대어'로 꼽혔다. 신평고 3학년 때는 '2023년 서울 EOU컵 18세 이하(U-18)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 퓨처스 스타대상' 축구부문 스타상을 받기도 했다.
데뷔전-데뷔골을 기록한 정마호는 "많이 부족하다. 많이 발전해나가야 한다. 점점 노력하고, 발전할 것이다. 주의깊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많은 팬이 와주실지 몰랐다. 멀리서 와서 응원도 많이 해주셨는데 개막전 승리 안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다음주에 바로 홈경기가 있다. 준비 열심히 해서 그때는 꼭 승리로 승점 3점을 따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정마호의 득점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그와 수원 삼성의 '인연' 때문이다. 그는 과천초등학교를 거쳐 수원 삼성 12세 이하(U-12)팀에서 축구를 하다 매탄중에 입학했다. 당시 1m60대의 작은 키가 갑작스럽게 20㎝ 이상 크기 시작했다. 엄청난 성장통이 뒤따랐다. 하지만 그는 이 사실을 팀에 제대로 얘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퇴단통보를 받고 팀을 옮겼다. 정마호는 "어렸을 때 수원 삼성 유스에 잠깐 있었다. 매탄중 1학년 말에 못해서 짤렸다. (득점해) 사실 좋긴 하다"며 웃었다.
이날 눈가에 피멍이 들 정도로 달린 정마호는 "(데뷔전 선발) 앞이 많이 막막했다. 프로 데뷔인데, 냉정하게 프로 세계는 다르다고 판단한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생각했다. 막상 하니까 부딪쳐볼 만하다"고 했다. 충남아산은 9일 부천FC와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