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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타이밍이 공교롭다. 바이에른 뮌헨이 세리에A를 씹어먹은 '괴물 센터백' 김민재와 프리미어리그를 씹어먹은 '괴물 골잡이' 해리 케인을 동시에 영입한 시즌에 대굴욕을 당했다.
뮌헨이 3위 이하 성적을 거둔 건 2010~2011시즌(3위) 이후 13년만으로, 2000년대 들어 4번째다. 앞서 2001~2002시즌 3위, 2006~2007시즌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06~2007은 슈투트가르트가 우승한 시즌이다. '정우영 소속팀' 슈투트가르트는 17년만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뮌헨으로선 '대참사'다. 뮌헨은 지난해 여름 케인과 김민재를 영입하며 공수를 보강했다. 두 명에게만 이적료 1억5000만유로(현재환율 약 2200억원)를 썼다. 지난시즌까지 분데스리가 11연패를 하면서 이토록 과감하게 투자를 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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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전반기만 하더라도 붙박이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지만, 후반기에 들어 카타르아시안컵 여파와 실책성 플레이 등으로 인해 에릭 다이어와 마타이스 데 리흐트 조합에 밀려 벤치에 앉는 시간이 늘어났다.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두 차례 결정적인 실수로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으로부터 공개 질타를 받기도 했다.
케인과 김민재는 부상으로 나란히 호펜하임과 최종전에 결장했다. 김민재는 지즌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3일 볼프스부르크전을 마치고 풋볼리스트와 인터뷰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시즌이다. 많은 걸 배웠다.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큰 실수를 했을 때 배워가는 게 잘하고 있을 때보다 더 많은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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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헬 감독이 팀이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에서 밀린 지난 3월 '올 시즌을 끝으로 퇴단하겠다'고 발표하고, 시즌 말미엔 새 사령탑 선임에 난항을 겪는다는 보도가 쏟아지는 등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시즌이었다. 호펜하임전은 뮌헨의 시즌을 요약한 경기 같았다. 경기 시작 6분만에 마티스 텔과 알폰소 데이비스의 연속골로 2-0 앞선 뮌헨은 전반 8분만에 막시밀리안 바이어에게 만회골을 내준 뒤 후반 23분부터 42분까지 19분 동안 안드레이 크라마리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다이어, 데 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 스리백과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는 속수무책이었다. 케인이 빠진 공격진은 단 4개의 유효슛만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반면 슈투트가르트는 집중력있게 묀헨글라트바흐를 완파하고 3연승을 질주하며 대역전에 성공했다. '조커' 정우영은 후반에만 1골(2호골) 1도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우영은 32라운드에서 '프로 친정팀' 뮌헨을 상대로 시즌 마수걸이골을 쏘며 3-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지난시즌 16위를 하며 간신히 잔류한 슈투트가르트는 깜짝 2위를 차지하며 다음시즌 14년만에 챔스 티켓을 거머쥐었다.
뮌헨은 결론적으로 분데스리가 우승은 레버쿠젠에 내주고, DFB포칼에선 조기에 탈락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선 레알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뮌헨은 결국 12년만에 처음으로 무관을 달성했다. 김민재와 케인은 '최소 트로피 1개는 보장'된 뮌헨에서 첫 시즌을 빈손으로 끝마쳤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