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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의 욕심이 결국 월드컵을 기형적으로 바꿔버릴 듯 하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본선 참가국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 100주년을 기념하겠다는 발상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본선 진출국 숫자를 제한해온 건 월드컵의 위상을 높이고,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수단이었다.
본선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 각 나라들은 적게는 수 년에서 많게는 수 십 년간 수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시간과 자금, 인적자원을 총 동원해 자국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펼치고, 이를 통해 다져진 실력을 겨뤄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방식이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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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26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48개국으로 늘어났다. 이 결정이 나오기까지 수많은 논쟁과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2026월드컵 부터는 48개국이 본선에 진출한다.
그런데 FIFA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2030월드컵에서 무려 64개국에 본선 티켓을 뿌리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이런 FIFA의 계획에 대해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 우려된다. 지금도 경기수 확대로 인해 과부하에 걸린 상태'라고 지적했다. 일단 본선진출국이 늘어나면 각 팀별 경기수도 증가한다. 프로 시즌이 겹치는 선수들에게는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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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본선진출국의 증가는 그간 월드컵 예선에서 번번이 좌절을 겪은 일부 국가를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중국과 인도 등 엄청난 규모의 인구수와 경제력을 자랑하는 국가들이다. 이런 나라들을 참가시킨다면 손쉽게 더 큰 수익을 기대할 만 한다.
결과적으로 FIFA의 본선진출국 증가 계획은 다분히 중국 시장과 '차이나 머니'를 노린 조치라고 평가된다. 중국 축구가 실력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를 가능성이 여전히 희박하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 위해 FIFA를 움직였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