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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존중하라고 말하기 미안" 최대호 구단주 징계 한 달도 안 돼 안양 또 판정 불신…'오심 없었다' 잠정 결론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5-06-30 06:25


"심판 존중하라고 말하기 미안" 최대호 구단주 징계 한 달도 안 돼 안양…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안양이 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이 심판 권위를 부정한데 따른 중징계를 받은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 심판 이슈로 도마에 올랐다. 팬들 사이에는 '판정에 대한 불신이 도를 넘었다', '심판이 논란을 부추겼다'라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2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광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를 마치고 "심판을 존중하지만, 최근 3경기 동안 (판정)문제가 반복됐다. 선수들한테 심판을 존중하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라며 "경기 흐름이 불합리하게 끊어지는 부분이 많았다. 한 경기만 그렇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몇 경기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안양은 경기 시작 37분만에 광주 신창무 아사니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전반 41분 채현우가 추격골을 터뜨린 후 전반 추가시간 마테우스가 퇴장해 수적 열세에 놓였고, 후반전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1대2로 패했다. 전반 도중엔 주현재 코치가 판정에 대한 항의로 누적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했다. 유 감독은 두 번의 퇴장뿐 아니라 경기를 관장한 이동준 주심이 '불합리하게 경기를 끊었다'라고 편파 판정을 의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 구단주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최 구단주는 지난달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안양의 여러 경기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공정하지 못한 심판 판정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 단순한 오심 차원을 넘어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고 결과를 좌우하는 수준의 심각한 판정 오류들이 누적됐다"며 심판이 경기를 좌우했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최 구단주가 심판의 권위를 부정하고 K리그 비방 및 명예 실추 행위에 대해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심판 존중하라고 말하기 미안" 최대호 구단주 징계 한 달도 안 돼 안양…

"심판 존중하라고 말하기 미안" 최대호 구단주 징계 한 달도 안 돼 안양…
유 감독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최근 심판 판정에 대한 안양 구단의 스탠스를 엿볼 수 있다. 최 구단주가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에 대해 안양이 판정으로 '보복'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고, 유 감독은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했다. 최 구단주 역시 경기 후 연맹측 관계자에게 판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통 '불신'이다. 하지만 이날 현장을 찾은 경기 감독관은 경기 보고서에 '판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 코치는 한 차례 경고에도 항의를 멈추지 않아 퇴장을 당했고, 마테우스는 고의성 짙은 비신사적인 반칙을 범했으며, 경기 막판 김운이 넘어지는 장면은 페널티킥 반칙이 아닌 헐리우드 액션에 가깝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경기를 과열되게 했다"라는 식의 심판 운용의 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제기한다. 경기를 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팀, 모든 감독이 경기 후 편파 판정을 공론화하는 건 아니다. 한 K리그 구단 관계자는 "판정에 대해 피해의식이 없는 팀이 어디 있겠나. 규정(심판 판정 언급 금지)을 지키기 위해 속으로 삭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 지도자는 "올 시즌 안양 홈 경기에선 감독부터 막내 코치까지, 모든 코치진이 판정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벤치의 과도한 항의는 뛰는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고 했다. 반면, 한 축구인은 "유독 올해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유 감독의 발언은 심판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판정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연맹 측은 유 감독의 심판 판정 언급에 대해 주말 라운드를 끝마친 뒤 감독관 경기 보고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상벌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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