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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괴물' 말컹(울산)은 '명불허전'이었다.
23일에는 울산의 안방에서 첫 선을 보였다. 출전시간이 늘었다. 후반 12분 투입됐다. 2018년 10월 28일 이후 2460일 만에 울산 문수와 만났다. 고요했던 울산 관중석도 말컹이 투입되자 탄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강원전에선 전반 22분 일찌감치 가동됐다. 투입된 지 7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루빅손이 크로스한 볼을 슬라이딩하며 밀어넣었다. 울산 데뷔골이자 2018년 10월 20일 상주전 득점 이후 2472일 만에 나온 K리그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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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컹은 지난 4월 이후 긴 쉼표가 있었다. 아직 정상이 컨디션이 아니다. 한창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결정력은 녹슬지 않았다. 그는 강원전 후 "모두가 알듯 아직 100%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앞으로 한두 경기 더 잘 준비하면, 피지컬적으로나 멘털적으로 더 보완이 될 것 같다"며 "내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팀과 팀원들이 항상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말컹의 원맨쇼에도 울산은 웃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홍철에게 극장 동점골을 허용하며 2대2로 비겼다. 울산이 마지막으로 승리한 것은 두 달전인 5월 24일 김천 상무전(3대2 승)이다. 공식전 무승이 10경기(3무7패)로 늘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3전 전패, 코리아컵에서는 4강 진출이 좌절됐다. K리그1에서는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이다.
팬들의 '응원 보이콧' 등 분위기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지난해 3연패를 달성하며 '왕조의 문'을 연 울산이다. 현주소는 초라하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7위(승점 31)에 머물러 있다. 이대로면 2015년 이후 무려 10년 만에 파이널B로 추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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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변신도 필요하다. 스리백과 포백, '숫자놀음'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스리백의 '효능'에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클럽 월드컵부터 본격적으로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전술은 K리그에서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공격적인 전술'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또 다르다. 스리백을 공격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좌우 수비수가 공세시 더 전진해야 한다. 때론 윙백, 때론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웬만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이 역할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이 폭염에는 불가능하고, 센터백 자원으로도 한계가 있다.
중원의 '공동화 현상'도 스리백의 한계다.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미드필드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중심을 잡아줄 수비형 미드필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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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강원전의 경우 고승범의 컨디션이 전반부터 바닥이었다. 수술이 필요했지만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막판에는 근육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엄원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옥에 티'다.
K리그1은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갔지만 울산은 쉼표가 없다. 클럽 월드컵으로 순연된 수원FC전을 8월 2일 치러야 한다. 김 감독과 김영권, 조현우, 보야니치가 '팀 K리그'에 '차출'된 것도 걱정이다.
감 감독은 "안타깝고, 아쉽다. 몇 차례 계속 추가시간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끝이 있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잘 넘기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도 중요하지만 과감한 '칼'도 필요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