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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박승수는 토트넘 라커룸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원래 그는 손흥민과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인만큼, 이 유니폼은 손흥민에게도 특별할 수 밖에 없었다. 포기하는 대신, 사인이라도 받고 싶었다. 박승수는 토트넘 라커룸에서 손흥민의 사인을 받고난 후에야 미소를 지었다. 취재진들에게 자랑까지 했다.
손흥민은 "축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 축구를 하면서 한 팀에 10년 있었던 것은 내게도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새 환경에서 새 동기부여를 통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10년 전에 처음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었다. 지금은 남자가 돼 떠나게 됐다.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좋은 시기에 떠나게 됐다. 모두가 이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프랭크 감독의 예고대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교체아웃될까지 왼쪽 날개로 멋진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의 교체 사인이 나오는 동안, 프랭크감독을 비롯해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 스태프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팬들도 이심전심이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영웅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토트넘 뿐만 아니라 뉴캐슬 선수들까지 그라운드에 있는 22명 선수들 모두 박수를 보냈다. 모두 하이파이브를 하며 손흥민의 마지막을 축하해줬다. 손흥민은 벤 데이비스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주며 마지막 소임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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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 후, 향후 잉글랜드 무대를 누빌 새로운 신성들이 차례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31분 박승수가, 후반 41분 양민혁이 투입됐다.
박승수는 올 여름 뉴캐슬 유니폼을 입었다. 박승수는 K리그 최연소 기록을 모조리 깬 초신성이다. 그는 곧바로 한국 투어에 포함됐고, 지난달 30일 팀K리그와의 경기에서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박승수는 이날도 저돌적인 모습을 보였다. 토트넘을 상대로도 장기인 드리블이 통하는 모습이었다. 토트넘의 양민혁이 교체된 후에는 코리안 더비까지 펼쳐졌다.
에디 하우 감독은 "박승수는 상당히 재능이 많은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 겁없이 훈련하는 모습인 인상적이었다. 시간은 많지 않았다. 이번에 두 경기에 투입됐는데, 경기장에서나 훈련장에서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뉴캐슬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인 박승수는 '선배' 손흥민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나도 그렇고 모든 선수들이 손흥민을 진짜 월드클래스라고 인정한다. 토트넘을 떠나는게 쉽지 않을 결정이었을텐데, 우리나라 축구를 이끌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양민혁과 격돌한 것에 대해서는 "엊그제 미용실에서 만났다. 경기장에서 같이 뛰면 좋을거 같다고 했는데, 이루어져서 기쁘다"며 "경쟁의식은 없다. 나보다 뛰어난 선수다. 민혁이형의 모든 부분을 배우려고 노력할거다"고 했다.
박승수는 "팀원들이 수고했다고 해주셨다. 잘 챙겨주고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세계적인 선수가 내 꿈이다. 그 꿈을 향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