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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기 현장,'열정'지도자X'진심'행정가 유소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최종수정 2025-08-22 11:18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사진 제공=경주시축구협회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경주시에서 진행된 화랑기 유소년축구대회에서 유소년 축구 지도자들이 현장 간담회를 열고 더 나은 유소년 축구대회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사진은 간담회 후 파이팅 포즈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경주시 축구협회, 경주시 관계자 및 유소년 지도자들. 사진=전영지 기자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최근 지방의 한 중학교 씨름 지도자의 충격적인 폭행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대다수의 지도자들은 열악한 처우 속에서도 스포츠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중이란 걸. 어린 제자들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운동하길 누구보다 열망하고 노력한다는 걸.

8월 5~20일 경주시에서 진행된 화랑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경주시-대한축구협회 주최, 경주시축구협회 주관) 현장에선 이례적인 간담회가 열렸다. 유소년 축구 지도자들이 '더 나은 축구 세상'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전국 총 765개팀 1만5000여명의 꿈나무들이 운집한 대회 현장, 경제적 파급 효과 600억원에 달하는 16일간의 축구 축제를 준비한 경주시축구협회 손영훈 회장, 허재일 수석부회장, 박칠열 경기 부회장, 경주시청 정재화 체육진흥과장 등 주최측과 우상범 경기도유소년축구지도자협회장(비룡초 축구부 감독)을 비롯한 지도자 30여명이 대회 휴식일인 8일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아이들이 더 행복한 대회를 만들고자 하는 어른들의 고민이었다.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이날 간담회를 진행한 우상범 감독은 "화랑대기 대회를 경주에서 22년째 열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유소년 대회, 기네스북에도 오른 자랑스러운 대회다. 매년 안전하게 대회를 진행해주시는 경주시에 감사드린다"면서 "이 대회에 출전하는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축구할 수 있도록 많은 현장 의견을 제시해달라. 대한체육회도, 유승민 회장님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있다. 현장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손영훈 경주시축구협회장은 "대회 현장에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변화를 원한다면 바라지만 말고 당당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도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달라, 경주시도, 우리 협회도, 대한축구협회도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정재화 체육진흥과장 역시 "시장님과 경주시는 화랑대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매년 축구장, 라이트 시설 확충, 잔디 보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다 27개 구장에서 765개팀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최악의 폭염에 대비,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쿨링포그 설치 등 유소년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면서 "제안 내용들을 경청해 내년 예산을 짤 때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화랑의 정기를 이어가는 천년고도, 경주의 정자 아래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유소년 선수들. 사진 제공=경주시축구협회
이어 유소년 지도자, 학부모들이 기후변화에 따른 하계 대회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최저학력제 문제점 및 개선 방안소년체전 규정 문제점 및 개선 방안 등을 놓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했다. 한 학부모는 "섭씨 35도가 넘는 더위에 아이들 대회를 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화두를 던졌다. "8월은 혹서기에다 성수기다. 성수기 숙박 비용이 학부모들에게 부담이 된다. 저녁까지 폭염이 이어져 아이들이 뛰기에도 너무 힘들다. 강한 햇볕 탓에 피부염에 걸린 아이들도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도자들도 공감했다. A감독은 "성수기가 끝나는 8월 15일 이후 9월 20일 단풍철 사이인 9월 초가 축구하기엔 가장 좋다. 학교체육진흥법과 교육부의 방학 대회 지침을 따르다 보니 아이들의 고통이 크다. 이런 부분에서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감독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님과 정치권에서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한다. 초등 학생선수의 출석인정 결석허용일수가 20일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 가장 보호받아야 할 어린 선수들이 폭염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C감독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이 문제는 매년 점점 심화될 것이다.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좋아하는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선제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주셨으면 좋겠다. 수업일수도 중요하고 공부하는 학생선수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이 또한 인권의 문제다. 축구도 하나의 특기이고 체육이 필수 교육이라는 점도 당당하게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사진 제공=경주시축구협회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사진 제공=경주시축구협회
최저학력제와 관련해서도 현장은 명확한 목소리를 냈다. 학부모, 지도자들의 제언 후 우상범 감독은 "대한체육회 설문조사에서 학생, 지도자의 약 80%가 최저학력제의 폐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공부를 안한다는 게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운동 아닌 제2의 삶을 살 때 지식에 대한 부분은 지도자인 우리가 먼저 고민한다. 하지만 미래세대들이 살 세상은 우리와 다르다. 아이들에게 국,영,수, 사회, 과학만 강요하지 말고 좋아하는 과목 선택권을 주고, 과목별 과락 방식이 아닌 통합점수를 반영하는 방식 등 규제가 아닌 '방법'을 찾아주는 다양하고 유연한 지원책을 마련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동의합니다!"를 외쳤다. 소년체전 규정과 관련해선 타시도 학적을 가진 클럽 학생선수의 참여와 문제점, 개선방안에 대해 학교운동부, 클럽 지도자들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대한체육회가 최근 개선을 추진중인 최저학력제,출석 인정 결석 허용일수, 학생선수 맞춤형 교육 과정 등에 대한 현장의 간절함이 그대로 확인된 간담회였다.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사진 제공=경주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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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경주시축구협회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우상범 경기도유소년지도자협회장(비룡초 축구부 감독)이 화랑대기 현장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는 모습.
대한체육회 지도자위원회서도 활동중인 우 감독은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와 과거엔 직접 소통이 어려웠지만 선수 출신 유승민 회장님이 오신 후 현장 소통이 훨씬 원활해졌다. 우리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신다. 학부모, 지도자들이 의견을 피력한 부분이 유 회장님을 비롯 체육 정책을 만드시는 분들께 잘 전달돼 현장의 개선과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면 우리 지도자, 체육인들은 언제라도 앞장 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승민 회장님,폭염속 초등대회X최저학력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경주 화랑…
화랑대기 현장에서 학부모, 지도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주낙영 경주시장, 사진제공=경주시
화랑의 정신이 빛나는 '천년고도' 경주시 역시 유소년 축구에 진심이다. 2030년까지 대한축구협회와 유소년 대회 개최 협약을 연장했다. 경주에서 화랑대기는 단순한 스포츠 대회가 아니다. 과거의 빛나는 역사와 미래 인재,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스포츠 플랫폼이다. 경주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0월31일~11월1일)에 맞춰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APEC 7개국(일본, 중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10개팀, 250명의 유소년 선수들이 참가하는 '화랑대기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도 개최한다. 화랑기 대회에 나섰던 국내 10개팀과 친선전을 치른다. 우 감독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둔 상황인 데도 그 어느 때보다 화랑기에 정성을 쏟아주셨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잔디가 정말 좋았다. 생활체육 동호인들이 아이들에게 운동장을 양보해주셨고, 이번 간담회에서 보듯 끊임없이 더 나은 대회를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도 재개된다. 주낙영 경주시장님도 경기 현장에서 선수, 지도자들을 직접 격려하시면서 '경주시는 유소년 축구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낼 것'이라고 하셨다"며 진심 어린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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