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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제축구연구소(CIES)는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토너먼트가 한창인 9일(현지시각), 전 세계 주요 55개 리그에서 뛰는 21세이하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분석해 그중 출전 비율이 낮은 리그 10곳을 따로 소개했다. K리그1은 6.4%로 아래에서 6번째였다. 16명 중 1명만이 21세이하였던 꼴이다. 페루 디비시온 데 호노르(4.3%), 그리스 슈퍼리그1(4.6%), 키프러스 1.디비션(4.7%), 일본 J1리그(4.8%), 튀르키예 쉬페르리그(5.4%) 다음으로 낮았다. 외국인 베테랑 선수가 중심이 된 사우디 프로리그가 6.8%, 중국 슈퍼리그가 7.3%로 한국보다 높았다. 55개리그에서 21세이하 선수 출전시간 비율이 가장 높은 세르비아 수페르 리가(26.9%)와는 20% 이상 차이를 보였다. 강제성을 띤 22세이하 의무 출전 규정과는 별개로 영건 기용에 인색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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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선수가 모이는 U-20 대표팀의 사정이 이러하다면, 나머지 유망주들의 현실은 더 냉혹할 수밖에 없다. '20세, 21세는 아직 어리잖아'라는 말은 1990년대에나 통했던 말이다. 한국전에서 추가골을 넣은 모로코 공격수 야시르 자비리(파말리캉)는 이미 성인 선수의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낸 모아시르 전 대구 감독은 과거 인터뷰에서 브라질이 한국보다 축구를 잘하는 이유에 대해 브라질의 어린 선수들이 한국의 어린 선수보다 3~4배 많은 공식 경기를 뛰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와 같은 국가에서 꾸준히 '월드클래스'가 배출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벨기에 프로리그의 21세이하 선수 출전비율은 21.8%, 프랑스 리그앙은 20.3%로 한국보다 2배 이상 높다.
참고로 K리그1의 평균 연령은 전 세계 55개리그 중 8번째로 높은 28.4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독일 분데스리가는 26.5세, 미국프로축구(MLS)는 27.2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27.4세, J1리그는 28.2세다. 나이 든 리그에서 초특급 유망주가 나오길 바라는 건 무리다. 지도자들은 2024년 당시 18세였던 양민혁(당시 강원)의 센세이셔널한 활약은 수십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스 시스템 개선, 탄탄한 인프라 구축, 구단의 적극적인 유망주 기용 등으로 제2의 양민혁, 제3의 양민혁이 끊임없이 배출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U-20 월드컵의 실패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백년이 지나도 브라질 축구와의 격차를 좁힐 수 없다.
고양=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