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실험-포트2 사수-본선 시뮬레이션까지...홍명보호, 북중미 플랜 '착착'

기사입력 2025-10-15 16:26


조합 실험-포트2 사수-본선 시뮬레이션까지...홍명보호, 북중미 플랜 '…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대한민국이 2대0으로 승리했다. 팬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대표팀 선수들의 모슴.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4/

조합 실험-포트2 사수-본선 시뮬레이션까지...홍명보호, 북중미 플랜 '…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국민의례를 하는 홍명보 감독의 모습.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4/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홍명보호의 '북중미 플랜'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10월 A매치 2연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다. '최강' 브라질전 0대5 대패의 아픔은 컸지만, 이어진 '복병' 파라과이전 2대0 승리로 분위기를 바꿨다. 결과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결국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위한 과정이다. 이제 월드컵 본선까지는 8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10월 평가전에서 얻은 소득, 그 자체가 중요하다.

일단 홍 감독은 이번 2연전에서도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앞으로 11월과 내년 3월 A매치 총 4차례, 6월 현지 연습경기 등 월드컵까지 평가전 기회가 5~6번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과 10월 A매치에서 모두 스리백만을 가동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선택이다. 지난 9월 미국 원정에서 가능성을 보인 스리백을 남미의 강호를 상대로도 실험했다.


조합 실험-포트2 사수-본선 시뮬레이션까지...홍명보호, 북중미 플랜 '…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황인범이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4/
브라질전에서는 상대의 강력한 창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며, 스리백 회의론까지 나왔지만, 파라과이전에서는 적절한 수정을 하며 답을 찾았다. 홍 감독은 이 과정에서 '다양한 조합'을 테스트했다. 일단 수비진에서는 박진섭(전북)의 중용이 눈에 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박진섭의 움직임을 통해 중원을 커버하려 했는데, 이 부분이 잘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왼쪽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오히려 이 자리가 잘 맞는다는 평가였다. 약점인 좌우 윙백은 브라질전에서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설영우(즈베즈다), 파라과이전에서 이명재-김문환(이상 대전)이 테스트를 받았다. 일단 이번 2연전만 놓고보면 이명재-김문환 조합이 나아보였다.

또 관건인 '중원의 핵' 황인범(페예노르트) 파트너도 테스트했다. 9월 A매치에서 부상으로 뛰지 못한 황인범이 복귀하자, 홍 감독은 백승호(마인츠)와 김진규(전북)가 번갈아 기용했다. 황인범-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드바흐) 조합을 실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김진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공격에서는 보다 직선적인 움직임이 가능한 엄지성(스완지시티)가 눈도장을 찍었다.


조합 실험-포트2 사수-본선 시뮬레이션까지...홍명보호, 북중미 플랜 '…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파라과이의 평가전. 오현규가 후반 팀의 두번째 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4/
여기에 '포트2'를 사수한 것도 의미가 있다. 12월6일 열리는 북중미월드컵 조추첨은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기준으로 본선에 진출한 48개국을 4개의 포트로 나눠 실시한다. 이번 A매치전 23위였던 한국축구는 브라질전 패배로 3.44점이 깎였지만, 파라과이전 승리로 2.08점을 보탰다. 1591.84점을 기록한 한국은 10월 FIFA 랭킹에서 한단계 오른 22위에 오르게 됐다.

개최 3국(미국, 멕시코, 캐나다)을 제외하고, FIFA 랭킹 1~9위는 포트1, 10~23위는 포트2가 된다. 현재 순위를 보면 한국은 여전히 포트2의 마지노선에 있지만, 10월 A매치를 잘 넘기며 일단 포트2를 사수했다. 포트2와 포트3은 하늘과 땅차이다. 포트2에 속할 경우, 강호와 피할 수 있는만큼 32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북중미 대회는 3위 중 8팀이 토너먼트에 갈 수 있다.


조합 실험-포트2 사수-본선 시뮬레이션까지...홍명보호, 북중미 플랜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브라질의 A매치 평가전, 호두리구가 팀의 네번째 골을 터뜨렸다. 아쉬워하는 김민재의 모습. 상암=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10/

조합 실험-포트2 사수-본선 시뮬레이션까지...홍명보호, 북중미 플랜 '…
10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브라질의 A매치 평가전이 열렸다. 축구대표팀이 브라질에 0-5로 패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상암=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10/
마지막으로 본선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한 것도 큰 성과다. 대한민국은 브라질에 완패하며, 집중포화를 맞았다. 선수들도 "총에 맞은 기분"이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4일 뒤 치러진 경기에서 회복한 모습이었다.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


홍 감독은 파라과이전 후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를 대비하는 시뮬레이션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1차전 혹은 2차전을 패한 후, 그 다음 경기에서 빨리 패배의 아픔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것은 중요하다. 역대 월드컵을 봐도 그렇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1대4로 패한 후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2대2로 비기며 사상 첫 원정 16강의 감격을 누렸고, 2022년 카타르 대회에서도 2차전에서 가나에 2대3으로 패했지만, 포르투갈을 최종전에서 2대1로 잡으며 16강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런 면에서 이번 10월 A매치는 '팀 대한민국'의 힘을 확인한 자리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