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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5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의 거스 포옛 감독은 주변에 우승의 공을 돌렸다.
감사드리고 싶은 이들이 있다. 모기업에 감사드리고, 이런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인터뷰해준 이도현 단장, 김영민 디렉터에 고맙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팀을 위해 일해준 모든 이들 때문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주방 직원, 의무팀, 통역까지 모든 이들이 제 몫을 해줘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 전주 시민들, 특히 전북을 응원해주는 팬들께 감사하다. 홈 뿐만 아니라 먼 원정까지 항상 와줘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처음 전북에 온 날부터 크게 환영해준 것에 감사하다. 지난해 강등권이었음에도 올해 반등을 믿어주신 팬들 덕에 가능했던 성과다. 우리 팬들은 이런 기쁨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오늘 밤 기쁨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우리 선수들에게 가장 큰 감사를 전한다. 부임 후 지난해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외국에서 온 코치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짠 일정을 묵묵히 소화했다. 매일 노력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시즌 총평은.
-조기 우승의 의미는.
내겐 정말 큰 의미다. 시즌을 시작할 땐 이 정도로 큰 목표를 잡지 않았다. 부임 당시 구단 요청은 파이널A 진입 및 상위권 도약 정도였다. 아시다시피 무패 흐름이 길게 이어지면서 우승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이 됐다. 시즌을 치르면서 꼭 우승을 해야겠다는 긴장감이 선수단에 스며들었던 것 같다.
-경기 전 (경기가 끝난 뒤인) 4시 이후에 소감 밝히겠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였나.
안양에 고맙다(웃음).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했지만 안양이 김천에 이겼기 때문에 우승이 가능했다. 긴장감을 언급한 바 있다. 조기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가 앞서 있었는데 서울, 제주전에서 그러지 못했다. 일찍 조기 우승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선수들 사이에 긴장감이 커졌던 것 같다. 비록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지만 티아고의 골이 나왔을 때 자연스럽게 세리머니가 크게 나왔다. 오늘 볼 소유을 확실히하고 무실점 하자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두 가지 주문을 모두 충분히 이행해줬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을텐데 언제였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2 탈락 때였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탈락했다. 위기라고 봤다. 결과를 떠나 내가 운영하는 팀이 더 나은 경기를 하길 원한다. 경기력을 올리기 위해선 때론 다른 특성을 가진 선수를 기용하며 전술에 변화를 주고, 긴장감을 높이는 선택이 필요한 시기가 있었다. 무패 기록을 이어가던 순간에도 안 좋은 시기가 있었다. 내 신념대로면 선수를 바꿔야 했지만, 좋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변화를 주지 않았다. 신념을 포기하면서 선수들에게 미안했던 순간도 있었다.
-올해 내린 선택 중 최고는 무엇이었나.
3월 안양 원정, 대전 원정 때였다. 안양전은 기존 선발 라인업에서 6명을 바꿨다. 경기력은 좋지 않았지만 결과를 냈다. 당시 리그 선두 대전에 승리하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시기인데 그 당시 내린 선택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성취로 느낀 것은 지난 시즌에 비해 스쿼드 변화가 크지 않았음에도 힘든 시즌을 보냈던 선수들을 잘 다독여가며 오늘처럼 높은 수준의 축구가 가능하도록 레벨을 끌어 올린 게 가장 큰 성과 아닌가 싶다.
-코리아컵 결승도 앞두고 있는데 더블 욕심은. 남은 리그 일정 동기부여는.
코리아컵 결승 전까지 최대한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부상, 카드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가장 컨디션이 좋고 잘 준비된 선수를 기용하려 한다. 오늘 우승을 확정 지었기 때문에 2주 동안은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선수들의 긴장감이 다소 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코리아컵 결승전까지 동기부여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파이널A 2경기 정도는 그동안 쓰지 않았던 2명 정도를 쓰려 한다. 이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유럽에서 좋은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북에 남을 생각은.
나는 제의를 받은 게 없다. 여러분들이 더 많이 알고 계신 듯 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난 6월 유럽 팀들의 감독 교체 시기에 제의가 오긴 했다. 지금은 유럽이 시즌 중이고 아직 받은 제의가 없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이런 소문이 나오는 것 같다.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에 대한 소문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것 같다. 몇몇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제안을 받고 이탈할 수도 있다고 본다. 앞으로 좋은 선택 속에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성격과 책임감, 소통 등 여러 면에서 볼 때 박진섭을 꼽고 싶다. 주장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