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일문일답]데뷔 시즌 K리그 제패, 전북 포옛 감독 "유럽행? 여름에 제의 있었다...지금은 X"

기사입력 2025-10-18 16:55


[전주 일문일답]데뷔 시즌 K리그 제패, 전북 포옛 감독 "유럽행? 여름…
울산문수축구경기장/ K리그1/ 울산HDFC vs 전북현대모터스/ 전북 거스 포옛 감독/ 사진 김정수

[전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5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의 거스 포옛 감독은 주변에 우승의 공을 돌렸다.

전북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수원FC와의 2025 K리그1 33라운드에서 2대0으로 이겼다. 이로써 승점 71된 전북은 같은시간 FC안양에 1대4로 패한 2위 김천 상무(승점 55)와의 격차를 16점으로 벌리면서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리그 우승이 확정됐다. 앞서 K리그1 9회(2009년, 2011년, 2014~2015년, 2017~2021년) 우승 기록을 갖고 있던 전북은 4년 만에 다시 왕좌에 오르면서 리그 사상 첫 두 자릿수 우승 기록을 세운 팀이 됐다. 또한 33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 지으면서 2018년 자신들이 세웠던 K리그1 최단기간 우승 기록(33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포옛 감독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치켜들면서 양 손가락을 모두 펼쳐 보이면서 10번째 우승을 자축했다.

-우승 소감은.

감사드리고 싶은 이들이 있다. 모기업에 감사드리고, 이런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인터뷰해준 이도현 단장, 김영민 디렉터에 고맙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팀을 위해 일해준 모든 이들 때문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주방 직원, 의무팀, 통역까지 모든 이들이 제 몫을 해줘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 전주 시민들, 특히 전북을 응원해주는 팬들께 감사하다. 홈 뿐만 아니라 먼 원정까지 항상 와줘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처음 전북에 온 날부터 크게 환영해준 것에 감사하다. 지난해 강등권이었음에도 올해 반등을 믿어주신 팬들 덕에 가능했던 성과다. 우리 팬들은 이런 기쁨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오늘 밤 기쁨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우리 선수들에게 가장 큰 감사를 전한다. 부임 후 지난해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외국에서 온 코치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짠 일정을 묵묵히 소화했다. 매일 노력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시즌 총평은.

정말 날아갈 것 같이 기쁘다. 올 초 이런 성적이 가능했느냐고 물었다면 불가능했을거라 답했을 것이다. 이런 성과가 가능한 건 코치진, 선수 간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북 엠블럼 안에 모두가 뭉쳤고, 정신적 유대가 강했기에 이런 결과가 가능했다.

-조기 우승의 의미는.

내겐 정말 큰 의미다. 시즌을 시작할 땐 이 정도로 큰 목표를 잡지 않았다. 부임 당시 구단 요청은 파이널A 진입 및 상위권 도약 정도였다. 아시다시피 무패 흐름이 길게 이어지면서 우승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이 됐다. 시즌을 치르면서 꼭 우승을 해야겠다는 긴장감이 선수단에 스며들었던 것 같다.


-경기 전 (경기가 끝난 뒤인) 4시 이후에 소감 밝히겠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였나.

안양에 고맙다(웃음).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했지만 안양이 김천에 이겼기 때문에 우승이 가능했다. 긴장감을 언급한 바 있다. 조기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가 앞서 있었는데 서울, 제주전에서 그러지 못했다. 일찍 조기 우승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선수들 사이에 긴장감이 커졌던 것 같다. 비록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지만 티아고의 골이 나왔을 때 자연스럽게 세리머니가 크게 나왔다. 오늘 볼 소유을 확실히하고 무실점 하자고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두 가지 주문을 모두 충분히 이행해줬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을텐데 언제였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2 탈락 때였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탈락했다. 위기라고 봤다. 결과를 떠나 내가 운영하는 팀이 더 나은 경기를 하길 원한다. 경기력을 올리기 위해선 때론 다른 특성을 가진 선수를 기용하며 전술에 변화를 주고, 긴장감을 높이는 선택이 필요한 시기가 있었다. 무패 기록을 이어가던 순간에도 안 좋은 시기가 있었다. 내 신념대로면 선수를 바꿔야 했지만, 좋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변화를 주지 않았다. 신념을 포기하면서 선수들에게 미안했던 순간도 있었다.

-올해 내린 선택 중 최고는 무엇이었나.

3월 안양 원정, 대전 원정 때였다. 안양전은 기존 선발 라인업에서 6명을 바꿨다. 경기력은 좋지 않았지만 결과를 냈다. 당시 리그 선두 대전에 승리하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시기인데 그 당시 내린 선택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성취로 느낀 것은 지난 시즌에 비해 스쿼드 변화가 크지 않았음에도 힘든 시즌을 보냈던 선수들을 잘 다독여가며 오늘처럼 높은 수준의 축구가 가능하도록 레벨을 끌어 올린 게 가장 큰 성과 아닌가 싶다.

-코리아컵 결승도 앞두고 있는데 더블 욕심은. 남은 리그 일정 동기부여는.

코리아컵 결승 전까지 최대한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부상, 카드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가장 컨디션이 좋고 잘 준비된 선수를 기용하려 한다. 오늘 우승을 확정 지었기 때문에 2주 동안은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선수들의 긴장감이 다소 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코리아컵 결승전까지 동기부여를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파이널A 2경기 정도는 그동안 쓰지 않았던 2명 정도를 쓰려 한다. 이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유럽에서 좋은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북에 남을 생각은.

나는 제의를 받은 게 없다. 여러분들이 더 많이 알고 계신 듯 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난 6월 유럽 팀들의 감독 교체 시기에 제의가 오긴 했다. 지금은 유럽이 시즌 중이고 아직 받은 제의가 없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이런 소문이 나오는 것 같다.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에 대한 소문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것 같다. 몇몇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제안을 받고 이탈할 수도 있다고 본다. 앞으로 좋은 선택 속에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성격과 책임감, 소통 등 여러 면에서 볼 때 박진섭을 꼽고 싶다. 주장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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