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국판 클레르퐁텐" 압도적 규모에 '와!', 손흥민도 만족할 양탄자 잔디에 '와우!'…한국 축구 '새 요람' 천안서 희망찬 첫 걸음

기사입력 2025-11-11 05:40


[현장에서]"한국판 클레르퐁텐" 압도적 규모에 '와!', 손흥민도 만족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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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한국판 클레르퐁텐" 압도적 규모에 '와!', 손흥민도 만족할…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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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축구의 '천안 시대'가 활짝 열렸다. 서울에서 약 1시간30분 남짓 차를 타고 달리면 충남 천안시 서북구 연곡길에 위치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가 위용을 드러낸다. 10일 직접 찾은 천안 축구센터의 첫 인상은 '거대함, 웅장함'이었다. 흡사 대학 캠퍼스를 연상케 하는 규모를 뽐냈다. 천안 축구센터의 부지 면적은 14만5000평으로 3만5000평이었던 파주NFC 보다 4배가량 넓다. 훈련장 주변은 나무로 둘러싸여 축구에만 집중하기엔 더할나위 없어 보였고, 훈련장의 푸른 천연 잔디도 최상의 상태를 자랑했다. 메인 스타디움의 외관은 스페인 명문 클럽 레알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빼닮았다. 프랑스 훈련 센터 클레르퐁텐처럼, 이곳이 '한국 축구의 클레르퐁텐'이 될 거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11월 친선경기를 위해 차출된 태극전사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골키퍼 김승규(FC도쿄)는 "파주에서 20년 가까이 생활을 했다. 오늘 처음 여기에 왔는데, 생각보다 규모다 크고, 시설도 최신식으로 되어 있어서 좋았다. 어린 선수들이 이곳에 한 번 오면 훈련하고 싶다는 마음에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갈색 코트 차림으로 입소한 주장 손흥민(LA FC)은 천안 훈련센터 입소 소감을 '미소'로 대신했다. 천안에서의 첫 훈련 때는 긍정 에너지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수비수 조유민(알 샤르자)은 "숙소 방마다 베란다가 있다. 마치 유럽 호텔에 온 것 같다"라고 들뜬 반응을 보였다. 박진섭(전북) 등 이날 입소한 선수들도 한 목소리로 "좋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해외파들에겐 파주보다 거리가 멀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축구대표팀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장장 23년간 파주NFC(국가대표팀훈련센터)를 보금자리 삼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 등 역사를 썼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파주NFC의 무상임대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파주시가 약 26억원의 사용료를 요구하자 계약연장을 포기했다. 이후 지난 10월 A매치까지 1년 9개월 동안 둥지를 잃은 새마냥 호텔과 임시훈련장을 전전했다. 협회는 다 계획이 있었다. 2018년, 축구협회는 파주NFC를 대체할 새로운 축구센터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한국판 클레르퐁텐'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2019년 5월 후보지 선정 후 2022년 4월 착공에 돌입했다. 공사비용 약 4000억원(천안시 2200억원, 축구협회 1800억원)을 들인 축구종합센터는 오랜 기다림 끝에 이달 A대표팀 일정에 맞춰 막을 올렸다. 9월 천안시로부터 임시 사용 승인을 얻어 이날 역사적인 첫 대표팀 훈련을 실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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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위)와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메인 스타디움(아래).

[현장에서]"한국판 클레르퐁텐" 압도적 규모에 '와!', 손흥민도 만족할…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스타디움 내부 . 사진(천안)=윤진만 기자yoonjinman@sportschosun.com
축구종합센터는 축구장 11면(천연 6, 인조 5), 4000석 규모의 메인 스타디움, 250평짜리 퍼포먼스 센터, 230평짜리 국가대표 피트니스 시설, 수영장이 구비된 실내체육관(2026년 6월 완공 예정), 축구역사박물관(2028년 완공 예정) 등으로 알차게 구성됐다. 82개실로 구성된 선수단 숙소 공간은 7평에서 11평으로 확충됐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뛰며 세계적인 시설을 경험한 선수들에겐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다. 현장에선 규모, 활용성, 다양성 면에서 파주NFC와 축구종합센터를 비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파주NFC는 계약 만료 전 노후화 이슈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날 실내 체육관 등은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재 천안 축구센터의 공정률은 95%로, 내달 준공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공식 개관식을 거행할 계획이다.

특히 11일 팬들이 참여하는 오픈 트레이닝이 진행될 메인 스타디움에 깔린 '양탄자 잔디'는 감탄을 자아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훈련 전 스탠딩 인터뷰에서 "이전에 천안 축구센터를 한두 번 정도 왔다 간 적이 있다. 그때보다 굉장히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선수 시절이던 2001년 파주NFC를 처음 입소했을 때와 많이 오버랩된다"며 "선수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피치(잔디)인데, 이 상태라면 선수들이 만족할 것 같다"라고 흡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김승규는 "아직은 원정에서 다른 시설을 빌린 것 같은 낯선 기분도 들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무척 크고 시설도 새롭게 지어져 워낙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축구종합센터는 단순히 축구대표팀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이미 지난달 남녀 U-17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 대비 훈련을 진행했다. 앞으로 천안에선 축구 대표팀의 국제대회 성과, 제2의 손흥민 발굴, 한국형 잔디 육성 등의 숙제를 하나씩 풀어나갈 예정이다. 홍 감독은 "이곳은 한국 축구의 미래 문화가 형성될 곳이기 때문에 우리가 책임감을 갖고 첫 훈련을 잘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한국판 클레르퐁텐" 압도적 규모에 '와!', 손흥민도 만족할…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천연 훈련장 전경. 사진(천안)=윤진만 기자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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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A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친선 A매치를 갖는다. 홍 감독은 월드컵 조추첨식 포트2 진입을 위해 두 경기에서 무조건 결과를 따내는데 집중할 것이며, 장기부상을 털고 1년 8개월만에 대표팀 복귀한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에 대해선 "경기 감각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 대표팀이 선수에게 기운을 줘서 힘을 받고 소속팀에 돌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발탁했다"라며 인내를 당부했다. 황인범(페예노르트) 백승호(버밍엄시티) 이동경(울산) 등 미드필더 트리오의 동반 부상 낙마에 대해선 "축구에 있어 허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남은 미드필더 중)월드컵 예선에 뛰었던 선수가 거의 없다. 3일 동안 (조합을 찾기 위해)최선을 다하고, 선수들과 잘 소통하겠다"라고 말했다.
천안=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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