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해트트릭! 손흥민 만년 백업의 놀라운 대반전, 헝가리전 96분 극장골…62위 아일랜드, 유럽예선 극적 PO행

최종수정 2025-11-17 07:32

기적의 해트트릭! 손흥민 만년 백업의 놀라운 대반전, 헝가리전 96분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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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약체' 아일랜드 축구대표팀이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아일랜드는 17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스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 조별리그 F조 최종전(6차전)에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승1무2패 승점 10을 기록한 아일랜드는 헝가리(승점 8)를 끌어내리고 2위를 탈환해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을 이어나갔다.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총 16장 걸린 유럽 예선에선 각 조 1위 12개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조 2위는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PO는 조별리그 12개조 2위팀과 2024~2025시즌 유럽네이션스리그에서 각 조 1위를 차지한 4개팀 총 16개팀이 4장의 본선 진출권을 걸고 싸운다.

같은 조의 포르투갈(승점 13)은 같은 날 이미 탈락이 확정된 최하위 아르메니아(승점 3)를 무려 9대1로 대파하고 조 1위 자격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불혹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직전 아일랜드전(0대2 패) 퇴장으로 결장한 이날 경기에선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주앙 네베스(파리생제르맹)가 동반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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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A매치를 앞둔 아일랜드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유일한 경우의 수는 '포르투갈, 헝가리전 2전 전승'이었다. 14일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전에서 객관적 전력의 열세를 뒤집고 2대0 승리한 아일랜드는 헝가리마저 꺾고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첫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한 선수는 '전 토트넘 공격수' 트로이 패럿(알크마르)이었다.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2019년 토트넘 1군에 진입한 패럿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손흥민(LA FC) 등 '대체불가 공격 듀오'에 밀려 좀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밀월(2020~2021년), 입스위치 타운(2021년), MK 돈스(2021~2022년), 프레스턴 노스 엔드(2022~2023년), 엑셀시오르(2023~2024년)로 5번 연속 임대를 떠났다.

토트넘 프로팀과 계약한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경기 포함 4경기에 출전한 패럿은 2024년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을 완전히 떠날 때까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23~202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10골(컵대회 포함 17골)을 넣으며 반등에 성공한 패럿은 2024년 여름 이적료 800만유로에 알크마르로 완전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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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디비시는 커리어 반등이 필요한 패럿에겐 '기회의 땅'이었다. 2024~2025시즌 리그 14골 포함 20골(47경기)을 폭발하며 경력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이번 2025~2026시즌에도 리그 6골 포함 경기당 1골에 육박하는 13골(14경기)을 쏘며 절정의 골 감각을 이어갔다.


소속팀에서 자신감을 쌓은 패럿은 국대에서도 영웅적인 활약을 펼쳤다. 포르투갈전에서 전반에만 멀티골을 터뜨리며 포르투갈에 예선 첫 패배를 안겼다. 호날두는 0-2로 끌려가던 후반 아일랜드 수비수를 팔꿈치로 가격하는 행동으로 A매치 첫 퇴장을 당했다.

패럿은 사흘 뒤 헝가리 원정에서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아일랜드는 전반 3분 다니엘 루카치(푸카스 아카데미아)에게 '입장골'을 헌납했다. 15분, 패럿이 페널티킥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37분 바르나바스 바르가(페렌츠바로스)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전반을 1-2로 끌려간 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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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색이 짙은 후반 35분, 패럿이 역전의 발판을 놓는 동점골을 넣었다. 순간적인 문전 침투 후 핀 아자즈(사우샘프턴)의 공간 패스를 받은 패럿이 달려나온 상대 골키퍼를 피해 골문을 열었다. 패럿은 후반 추가시간 6분, 기적의 역전 결승골을 뽑았다. 골키퍼의 롱패스를 리암 스칼레스(셀틱)의 헤더로 연결한 공이 상대 골문 앞에 떨어졌다. 그 순간, 패럿이 득달같이 달려와 골키퍼보다 먼저 발로 공을 건드렸고, 오른발 발바닥에 닿은 공은 그대로 결승골로 연결됐다. FIFA 랭킹 62위 아일랜드는 37위 헝가리전 해트트릭 포함 2경기에서 5골을 넣은 패럿의 활약을 바탕으로 월드컵 예선 PO 진출권을 획득했다.

팀의 선제득점 후 아일랜드를 조롱하는 듯한 모션을 취했던 '헝가리 에이스' 도미닉 소보슬러이(리버풀)는 월드컵 탈락을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잔디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월드컵 준우승 2회 기록을 보유한 '푸스카스의 나라' 헝가리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40년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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