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스퍼스웹은 24일(한국시각) '손흥민이 멋진 골로 토트넘을 어리석게 만들었다'라고 보도했다.
스퍼스웹은 '모두의 예상대로 손흥민은 LA FC로 이적한 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너무나 쉽게 띄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13경기에서 12골4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팬들은 그가 넣은 골의 모습에 놀랐다. 손흥민은 올 시즌 여러 차례 프리킥 골을 넣었다. 그중에는 MLS 올해의 골을 수상한 FC댈러스와의 프리킥 득점도 있다. 또한 그는 대표팀에서 볼리비아를 상대로도 성공시켰고, 밴쿠버와의 MLS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으로 중요한 득점을 넣었다'고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진=트위터 캡처
손흥민은 8월 토트넘에 이별을 고했다. 10년을 헌신한 팀을 떠나기로 한 결정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떠날 수 있었던 이유는 우승이었다. 2024~2025시즌 주장으로서 팀의 무관 흐름을 끊고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17년 만의 세리머니였다. 손흥민이 떠나기로 결정하자, 구애는 뜨거웠다. 승자는 LA FC였다. 손흥민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며 영입에 성공했다. LA FC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MLS 역대 최고 이적료인 2650만 달러(약 380억원)를 투입했다. 손흥민은 MLS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수령 중이다. 1115만달러(약 160억원) 수준으로 이는 리오넬 메시를 제외하면 거의 독보적인 수준의 연봉이다.
활약도 대단했다. 손흥민은 MLS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LA FC 합류 후 곧바로 에이스로 발돋움한 그는 데니스 부앙가와 함께 '흥부 듀오'를 결성하며 미국 무대 최고의 공격수로서 활약했다. 10경기만에 9골, MLS 컵 경기를 포함해 12골을 넣으며 최고의 데뷔를 선보였다. 아쉽게도 MLS컵 서부 콘퍼런스 4강 무대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우승 도전은 좌절됐다. 그럼에도 차기 시즌을 더욱 기대케 하는 활약이었다.
사진=손흥민 SNS 캡처
사진=LA FC SNS 캡처
모두를 놀라게 한 손흥민의 능력 중 하나가 바로 프리킥이었다. 손흥민은 밴쿠버와의 4강 경기 당시 2-1로 뒤진 상황에서 환상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페널티박스 아크 좌측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 손흥민의 발끝을 떠난 공은 날카롭게 골문 구석을 찌르며 골망을 흔들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 최고의 하이라이트였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모두가 찬사를 쏟아냈다. 예스페르 쇠렌센 밴쿠버 감독은 "손흥민의 멋진 골도 볼 수 있었다"며 승리에도 불구하고 패배팀 에이스의 품격에 박수를 보냈다. 토마스 뮐러 또한 "손흥민의 놀라운 프리킥 골이 나왔다.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라고 감탄했다.
英 언론 또한 마찬가지였다. 스퍼스웹은 '손흥민은 왜 토트넘에서 프리킥 임무를 맡지 않았을까. 그가 이런 능력을 항상 갖고 있었다면, 훈련 중에도 이를 보여주었을 것이라 상상할 수 있다. 따라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난 후 토트넘이 데드볼 상황에서 부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프리킥을 차지 않은 것은 당혹스러운일이다. 프리킥 담당으로 나섰다면 15~20골을 더 넣을 수 있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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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프리킥만을 고려한 문제는 아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이번 여름 내보내며, 공격진에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이 드러나고 있다. 손흥민의 대체자로 고려했던 사비뉴, 에베레치 에제가 토트넘 이적을 택하지 않았다. 이적시장 막판 사비 시몬스와 랑달 콜로 무아니를 데려왔으나, 손흥민의 역할을 100%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LS를 뒤흔드는 손흥민의 이적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손흥민의 이적 당시 평가 또한 뒤집힐 수밖에 없다. 이별 당시 손흥민의 공백에 대한 우려보다 적절한 결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 영국 언론은 '손흥민은 기력이 소진되어 잔부상에 시달리고 평소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시점이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이러한 평가들에 반박이 되고 말았다.
토트넘이 놓친 손흥민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손흥민이 프리킥을 차지 않은 것도, 그를 올여름 내보낸 것도 토트넘에는 아쉬운 일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