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화려하게 피어 오른 무명의 꽃' 이영민 부천FC 감독 "내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힘들다…현실적인 목표는 꼴찌탈출"

기사입력 2025-12-11 16:11


[인터뷰]'화려하게 피어 오른 무명의 꽃' 이영민 부천FC 감독 "내가 …
이영민 부천FC 감독이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새 시즌 각오를 다지고 있다.  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인터뷰]'화려하게 피어 오른 무명의 꽃' 이영민 부천FC 감독 "내가 …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부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내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쉽지 않겠구나. 그렇게 살아왔다."

이영민 부천FC 감독(52)은 축구계에선 인정 받는 지도자다. 축구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어린 선수 육성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동아대 출신은 그는 주로 수비수로 뛴 선수 시절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지만, 끝내 프로 무대를 밟지 못했다. 선수 생활 내내 주로 실업(고양 국민은행) 무대에서 뛰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 감독은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4명의 선수가 프로 데뷔를 했다. 선수들에게 '후회없이 하라'고 했다. 나는 프로에서 뛰고 싶었지만, 한 번도 뛰지 못했다. 그게 내 인생에서 '오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꾸준하게 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시즌 내내 운동장에 한 번도 나가지 않은 날이 없다. 오전 7시40분이면 꼭 출근을 한다. 잘 하는 사람들과 같이 달려야 하기 때문에 내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남보다 조금 먼 길을 돌아왔는지 모른다. 그는 FC안양에서 코치와 감독, 안산 그리너스에서 코치와 감독 대행 등을 거쳐 2021년 부천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 누구보다 코치로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감독으로선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 감독은 그 누구보다 화려하게 피어났다. 부천의 '최장수 사령탑'으로 팬들의 숙원이었던 1부 승격을 이뤄냈다. 부천은 '하나은행 K리그2 2025' 최종 3위를 기록, 승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예상을 깬 쾌거다. 부천은 올 시즌도 '잘 해야 PO 진출'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 감독은 "부천에서 첫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 뒤에 준 PO에 갔다. 사람들은 '부천 예산으로 그 정도면 잘한 것이다', '부천이 승격할 거 아니잖아' 이런 식으로 말했다. 처음엔 나도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런 말에 너무 화가났다. 그래서 올 시즌 승격을 목표로 잡았다. 다만, 현실적으로 우리가 다이렉트 승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진 않았다. 단계별로 올라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인터뷰]'화려하게 피어 오른 무명의 꽃' 이영민 부천FC 감독 "내가 …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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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은 현실이 됐다. 천천히 단계를 올라 K리그1 승격을 이뤄냈다. K리그2 원년 멤버 중 마지막으로 K리그1 무대를 밟게 됐다. K리그에서 한 번 아픔을 경험했던 바사니, 갈레고(이상 브라질) 몬타노(콜롬비아) 등 외국인 선수들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 바사니는 이 감독을 '한국의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다. 단단한 수비력도 '승점 사냥'의 원동력이 됐다.

시즌 내내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 감독은 "시즌 중후반, 전남 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2대3으로 패했다. 1대1 상황에서 밀리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나 스스로에게 많이 화가 났다. 이전까지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경기력에 대해 요구를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경기를 통해 반성을 많이 했다. 팀에는 뼈아픈 패배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 뒤 나도, 선수들도 더 동기부여를 갖고 열심히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부천은 이제 K리그1 무대로 간다. 더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 감독은 "승격하고 하루는 좋았는데(웃음).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부천은 지난해 기준 선수 연봉 지출액이 K리그2 13개 팀 중 10위(34억4932만원)에 그쳤다. 올 시즌 부천이 시로부터 지원받는 예산은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재정적으로 결코 넉넉하지 않은 팀이다. 이 감독은 "정확한 (내년) 구단 예산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시에서 최대한 지원해준다고 하셨다. 구단주님께서 팬들 앞에서 축구전용구장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빠르게 추진할 방법을 찾으실 것 같다"고 했다.

그라운드 밖 사정과 관계없이 2026시즌, 이 감독과 부천의 도전은 계속 된다. 이 감독은 "팬들이 K리그1에 오래 있는 것을 원할 것이다. 우리가 1년은 무조건 (1부에서) 버텨야 한다. 그래야 1부에서 기반을 잡아갈 수 있다. 승격 첫 해가 중요하다. 냉정하게 말해 내년 우리의 목표는 '꼴찌 탈출'이 될 수도 있다. K리그1에서 경쟁력을 갖춘 팀이 된다면 목표는 또 달라질 수 있다. 오랜 시간 잔류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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