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가나의 A매치 평가전.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상암=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1.18/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한국 축구 팬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숙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애슬레틱은 11일(한국시각) '월드컵 개최 도시의 호텔 가격이 일정 확정 후 300% 이상 급등했다'라고 보도했다.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막을 올린 것은 조추첨식,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이번 조추첨식은 32개국 체제에서 48개국으로 참가국이 확장된 이후 첫 대회이기에 더욱 관심을 끌었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FIFA랭킹 15위), 남아공(61위), 유럽 플레이오프(PO) D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유럽 PO D조에는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아일랜드, 체코가 속했다. 최고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선에 가까운 조 구성에 성공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한국은 A조, 그중에서도 세 번째 자리에 포함되며, 조별리그 일정을 멕시코에서만 소화하게 됐다. 1차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2차전도 과달라하라, 3차전은 멕시코 누에보레온주의 과달루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진행한다. 일정 면에서는 가장 수월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놓이게 됐다.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 경기장 사이의 거리는 600km 내외다. 서울에서 부산 왕복 거리가 800km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피로한 이동 없이 조별리그를 마칠 가능성이 크다. 긴 이동 없이 멕시코 내에서 경기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확실한 장점이 될 수 있다.
우려도 있다. 1, 2차전을 치르는 과달라하라는 해발 고도 1550m의 고지대에 경기장이 위치해 있다. 해발 1600m 수준인 금강산과 비슷하다. 3차전이 열리는 몬테레이의 해발 고도는 500m이나, 높은 습도와 기온을 자랑한다. 불과 2주 기간 동안 고산지대와 고온다습한 기후에 동시에 적응해야 한다.
멕시코의 홈어드밴티지도 고민이다. 9월 A매치나, 손흥민 소속팀 LA FC의 경기에서 많은 한인 팬이 경기장에서 응원을 보냈다. 물론 많은 팬들이 멕시코로 이동할 전망이지만, 축구 열기가 뜨거운 멕시코의 분위기는 부담될 수 있다. 만에 하나 우리가 멕시코와 32강 경쟁을 펼친다면, '공공의 적'이 될 수도 있다. 멕시코와 한조에 속하며 준비 기간도 짧아졌다. 개막전이 12일에 경기를 치르며, 다른 나라들과 달리 최소 하루 이상 준비에 매진할 시간이 줄어들었다. 멕시코, 남아공과 더불어 유럽 PO 승자를 분석할 시간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사진=트위터 캡처
사진=트위터 캡처
팬들도 걱정이 커지고 있다. 폭등하고 있는 숙소 가격이 문제다. 디애슬레틱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전역의 호텔들이 2026년 북중미월드컵 기간 동안 객실 가격을 인상했고, 조사에 따르면 16개 개최 도시는 300% 이상이 오른 거승로 나타났다. 멕시코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6월 10일, 11일 숙박 가격은 3882달러(약 570만원)로 2773% 가격이 상승했다. 이 외에도 조사한 96개의 호텔의 월드컵 기간 1박 요금은 1013달러 수준이고, 21전은 293달러 수준이다. 평균 328% 올랐다'고 설명했다.
디애슬레틱 조사에 따르면 특히 멕시코 지역의 평균 인상폭이 크다. 멕시코시티는 무려 961%읜 인상폭을 기록했고, 한국이 경기를 치르는 몬테레이와 과달라하라도 각각 466%, 405%의 가격 인상폭을 기록했다. 또한 이미 멕시코시티 등의 숙소는 단 3골을 제외하면 매진되지 않은 곳이 없다고 알려졌다. 한국 팬들의 방문이 쉽지 않은 멕시코 지역에, 높은 숙소 가격까지 겹치며, 월드컵에서 한인 팬들의 응원을 받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가나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손흥민이 공격을 실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상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1.18/
한편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한 곳은 휴스턴이었다. 독일과 퀴라소의 경기로 일정을 시작하는 휴스턴은 1박당 상승률이 837%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월드컵 경기 한 번에 엄청난 숙박료까지 감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1박당 28만원 수준의 팬 빌리지를 운영했었다. 다만 당시에는 열악한 시설로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