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우즈베키스탄전 0대2 패배, 여러 이유에서 '한국 축구 역대급 졸전'이다.
우선,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이 지적한대로,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이 13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위치한 프린스 파이샬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상대한 우즈벡은 21세이하로 구성된 팀이다. 반면 한국은 22~23세로 팀을 꾸렸다. 우즈벡은 2028년 LA올림픽까지 내다본 '미래의 팀'이고, 한국은 당장 이번대회와 2026년 아시안게임 성과에 집중한 '현재의 팀'이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두 살 차이는 꽤 크다.
하지만 '한국형'들은 '우즈벡 동생'들을 상대로 개인기량에서 현저히 밀리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일관했다. 한국은 후반 3분 베흐루즈욘 카리모프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25분 사이두마르콘 사이드누룰라예프에게 추가골을 헌납하며 0대2로 졌다. 선제 실점 과정에선 페널티 지역 안 우측에서 공을 잡은 누를란 이브라이모프에게 세 선수가 달려들며 순간적으로 후방에 있는 카리모프를 놓쳤다. 카리모프는 노마크 상황에서 오른발을 휘둘러 한국 골문을 열었다. 추가 실점과정에선 미드필더 이찬욱이 설렁설렁 산책하듯 허술하게 상대 선수를 마크했고, 결국 손쉽게 크로스를 내줬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은 이날 점유율 66.7%로 상대보다 두 배 많이 공을 소유했지만, 슈팅수는 6-8로 도리어 밀렸다. 충격적으로 유효슛은 단 1개였다. 624번의 패스, 16개의 크로스로 단 1개의 유효슛만을 기록한 건 전술, 개인기량이 모두 잘못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민성 감독은 "완패다. 내가 전술적으로 실수를 범했다. 선발을 구성함에 있어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완패를 인정했다. 자칭 '프로'라는 선수들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경기력이다. 뭣 하나 특출난 장점이 없어보였다.
이민성호는 불행 중 다행으로 같은시각 탈락이 확정된 레바논이 이란을 1대0으로 꺾는 행운 덕에 간신히 8강 티켓을 챙겼다. 한국은 1승 1무 1패 승점 4로, 우즈벡(2승 1무·승점 7)에 이어 C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3위 레바논(승점 3)과 4위 이란(승점 2)은 탈락 고배를 마셨다. 만약 이란이 레바논을 꺾었다면 한국이 탈락 고배를 마실 뻔했다.
한국은 이번대회에서 불안한 경기력으로 일관하고 있다. 첫 경기에선 빈공에 시달리며 이란과 0대0으로 비겼다. 두 번째 경기에선 조 최약체로 꼽히는 레바논에 멀티 실점을 헌납했다. 레바논, 우즈벡을 상대로 연속해서 2골씩 내준 수비는 낙제점이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징후'는 있었다. 이민성 감독 입장에선 이번 대회에 주요 유럽파가 빠져 정상 전력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양민혁(코번트리 시티), 이현주(아로카),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유럽파가 총출동한 상태에서 치른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 2연전 결과는 도합 0대6 패배였다. 한국은 한 달 뒤인 11월엔 중국에서 열린 친선대회에선 중국에 무기력하게 0대2로 졌다. 불과 석달 동안 사우디, 중국, 우즈벡을 상대로 완패를 경험했다. 세 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보다 낮다. 해설위원은 우즈벡전에서 "지금 우리가 브라질과 하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작심 비판을 했다.
8강 진출을 '당한' 한국은 D조 승자와 18일 8강전을 치른다. 현재 D조 1위는 중국(승점 4)이다. 14일에 열리는 최종전 결과에 따라 2위 호주(승점 3), 3위 이라크(승점 2)가 한국의 상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D조 승자의 승자는 일본-요르단전 승자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현재 경기력이면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만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냉정하게 중국을 넘기기에도 벅차 보인다. 한국은 '40년만의 대참사'를 당한 2024년 카타르대회 8강에서 인도네시아에 충격패하기 전에 적어도 조별리그는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일본도 꺾었다. 한국이 U-23 아시안컵(구 U-22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패한 건 이번 우즈벡전이 처음이다.
이 감독은 "8강부턴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넘어가서 치른다. 8강 상대 분석은 대진이 결정난 이후다. 우선 스스로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