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 뢰페르가 인천 유나이티드 클럽하우스에 머물며 오피셜을 기다리던 지난 15일 루마니아 클럽 치크세레다는 뢰페르 영입을 발표했다. 출처=치크세레다 구단 SNS
출처=빌헬름 뢰페르 인스타그램
출처=빌헬름 뢰페르 인스타그램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2 우승으로 1년 만에 K리그1로 돌아온 인천 유나이티드가 영입 발표를 앞둔 외국인 선수를 떠나보내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19일 "스웨덴 출신 공격수 빌헬름 뢰페르(26)와 최종적으로 계약하지 않기로 해 빠르게 대체자를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약 2주간의 '이적 사가'는 황당함과 아쉬움 속 '영입 불발'로 마침표를 찍었다. 인천은 이달 초 측면 공격 강화를 위해 뢰페르 영입을 추진했다.
뢰페르는 2018년 프로 무대에 데뷔해 스웨덴 유르고르덴, 에스킬스투나, 헬싱보리 등에서 뛰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머문 헬싱보리와 계약이 끝나 이적료가 없는 FA(자유계약 선수)인데도 연봉이 '합리적'이라는 점, 비록 2부 리그이긴 하나 2025시즌 12골-6도움(30경기)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은 점, 스쿼드에 없는 큰 키(1m89)에 빠른 발을 지닌 윙어란 점이 인천의 구미를 당겼다.
인천 구단과 뢰페르의 국내 업무를 담당한 대리인 등의 말을 종합하면, 뢰페르와 개인 조건 합의를 마치고 지난 5일 국내에서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했다. 인천 구단이 오피셜 사진 및 영상 촬영까지 마친 6일, 날벼락이 떨어졌다. 루마니아 클럽 치크세레다가 뢰페르 영입을 발표한 것이다. 치크세레다는 공식 채널을 통해 '오피셜' 사진과 함께 "우리 클럽은 뢰페르와 계약을 체결했다. 치크세레다 유니폼을 입고 좋은 활약을 펼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미 인천 선수들과 어울려 훈련하고 있는 뢰페르의 오피셜에 황당함을 느낀 인천은 자초지종을 살폈다. 알고 보니, 뢰페르는 인천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치크세레다와 가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치크세레다 전지훈련지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는 일정이 잡힌 상황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인천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동유럽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일단 가계약을 맺고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하는 건 동유럽 클럽과 에이전트가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라며 "다른 구단으로 떠나려는 선수에겐 계약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요구한다"라고 전했다.
출처=빌헬름 뢰페르 인스타그램
뢰페르는 인천 구단에 '치크세레다측에 가지 않겠다고 통보했으므로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중계약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상태론 영입을 진행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치크세레다도 인천 구단에 공문을 보내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할 수 있다'라고 으름장을 놨다. 인천은 스페인 전지훈련 출국이 임박한 상황에서 뢰페르에게 '연봉 일부로 위약금을 내고, 그만큼을 옵션으로 충당하겠다'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선수는 금전적인 손해를 보지 않고 법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지난 15일 유럽으로 떠났다. 그걸로 끝이었다. 인천은 이미 2주를 버린 상황에서 더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뢰페르는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사가 없어 보였다. 치크세레다의 포기를 바랄 수도 없었다. 뢰페르는 인천 구단과 마지막 미팅에서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환 인천 감독은 "현재 스쿼드 구성이 원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라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출국 당시엔 뢰페르의 합류를 기대했지만, 스페인 현지에서 훈련 캠프를 차리자마자 영입 불발 보고를 받았다. 필수 보강 리스트에 포함된 외인 윙어, 미드필더, 센터백 중 지금까진 미드필더 이케르만이 영입됐다. 윤 감독은 선수단 강화가 포함된 인천의 '비전'을 믿고 재계약했지만, 영입 성과는 신통치 않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