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수원의 맛을 보여주겠다."
수원 삼성 레전드들의 각오였다. 수원 삼성 레전드와 맨유 레전드들로 구성된 OGFC가 19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수원은 1996년 창단 후 K리그 우승 4회, 코리아컵 우승 5회를 차지한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 명가다. 이날 경기를 위해 이운재, 곽희주, 송종국, 김두현, 고종수, 이관우, 조원희, 염기훈 등 국내 선수들은 물론, 데니스, 산토스 등도 이 경기를 위해 오랜만에 한국을 찾았다. FA컵 우승을 이끌었던 서정원이 감독직을 맡았고, 안타까운 심장마비를 이겨냈던 신영록이 코치로 합류했다.
서정원 감독은 "레전드 매치를 하게 돼 기쁘다. 나 뿐만 아니라 같이 뛰었던 동료들도 만나서 함께 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하다. 빅버드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된다. 서포터스와 만나는 자리라 더 기쁘고 행복한 하루다"고 했다.
염기훈은 "솔직히 긴장을 했다. 버스를 타고 빅버드를 보는 순간 설렘으로 바뀌었다. 팬들과 선수로 만날 수 있어서 걱정도 컸지만, 설렘이 컸다. 앞으로 이런 자리를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크다. 이 자리에 와서 영광이다. 많은 팬들 앞에서 선수 때 모습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차피 하는거 최선을 다해서 이기자고 했다.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기대할 만한 선수에 대해 서 감독은 "이런 경기를 한다고 해서 우리가 너무 경기를 못하는 것도 팬들에 대한 자세가 아니다. 매탄고와 경기도 하고 모여서 두 번 훈련을 했다. 같은 마음인 것 같다. 팬들 모아놓고 즐겁게 경기를 하는 것 보다 팬들에게 우리 레전드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보여주자는 의욕을 갖고 있다. 의욕이 있지만, 나이들은 먹고, 운동하다보니 부상들이 나오더라. 믿을만한 선수는 염기훈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90분을 다 뛰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염기훈은 "생각보다 산토스가 몸이 좋더라. 너는 다치면 안된다고 나에게 이야기해주셨다. 매탄고와 경기했더니 쉽지 않더라. 나도 힘든데,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분들이 계셔서, 한경기 뛰고 종아리 아프다고 하더라. 90분 뛸 각오로, 산토스와 선수 때 맞췄던 감각을 살려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수원에는 고종수 염기훈 이관우, 마토 등 좋은 킥을 가진 프리키커가 많다. 서 감독은 "우리가 좋은 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훈련하다고 그 부분 가지고 토론을 했다. 가위바위보하자고 하다가, 어느 각도에서 프리킥이 났는지, 그 각도에 따라 좋아하는 각도에서 선수가 차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염기훈은 "욕심은 나지만 종수형한테 양보하려고 한다. 싫다는 소리는 안하더라. 첫번째 종수형, 두번째 마토, 세번째는 내가 차려고 한다. 오른쪽은 관우형이 나밖에 없다고 하시더라. 관우형이 차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세리머니도 관심사다. 염기훈은 "(신)세계가 주도하더라. 선수때 자기 시그니처가 있으면 하자고 했다. 감독님한테 페널티킥 맡겨서 어퍼컷 세리머니 유도하려고 했는데 안찬다고 하시더라. 나보다 나이 있으신 분들이 골 넣을 수 있는 찬스 만들어드리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라이언 긱스와 '염긱스' 염기훈의 왼발 대결이다. 염기훈은 "그렇게 비교되는게 영광이다. 선수때 긱스의 플레이를 많이 보고 감탄했다. 한 자리에서 뛴다는게,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대된다. 선수때는 몰라도, 은퇴 후에는 내가 더 어리고 긱스를 제칠 수 있도록, 긱스 앞에서 왔다갔다 하겠다. 오른쪽으로 제껴보겠다"고 했다.
서 감독은 고종수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고 했다. 서 감독은 "선수때 조금만 부상 입으면 못뛰겠다고 하던데, 이상하게 훈련을 하면서 의욕이 넘쳤는지 근육이 안좋은데 의무한테 주사를 놔라, 이런 의욕을 보이더라. 선수때 이런 자세였으면 멋진 리그에서도 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그만큼 나이가 있는 선수들은 상당히 경기에 대해 설렘을 갖고 있다. 이병근도 그렇고, 김진우도 그렇고, 훈련 너무 하다가 독이 돼서 부상이 많다. 나 또한 부상이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이 뛰고 나이든 선수들은 뛰어도 시간은 적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서정원 감독은 마지막으로 "뭐든지 승부는 지면 안된다"며 "맨유 레전드들은 내로라하는 스타들로 이루어져 있다. 은퇴하고 1년 밖에 안된 선수들도 있더라. 개인적으로 기량은 좋을지 몰라도 시간이 흘러서, 활동량이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다. 선수들이 갖고 있는 면을 파고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당히 개개인의 능력이 좋아서 방심은 안하려고 한다. 우리가 미리 한게임 하고 훈련도 한 이유다. 의욕은 있다"고 했다.
염기훈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거다. 많은 팬들 앞에서 우리가 처음에는 즐기자고 했는데 감독님이 안된다고 하시더라. 우리 홈에서 하는데 쉽게 지면 안돼서 즐기러 왔다가 운동 많이 했다. 골을 많이 넣을지 모르겠지만, 승리하도록 하겠다. 수원의 맛을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