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루페(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주장 손흥민(LA FC)은 결국 반등에 실패했다. 선발과 교체, 출전시간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3경기째 무득점, 2022년 카타르월드컵까지 묶어 월드컵 7경기 연속 침묵이다. '참사'의 원인을 손흥민의 짧은 출전 시간에서 찾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는 이유다.
홍명보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25일(한국시각) 열린 남아공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핵심 공격수 손흥민을 벤치에 앉혀두는 '파격'을 감행했다. "상대의 체력적인 면을 봤다. 후반에 출전하는 것이 팀이나 본인을 위해서 좋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대에 데뷔한 이후 12경기 연속 선발출전했다. 교체로 출전한 건 커리어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 그만큼 충격이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감독이 꺼낸 '수'는 좋아 보였다. 전반에 투입된 오현규(베식타시) 황희찬(울버햄튼) 등이 선제골을 넣어도 좋고, 손흥민이 후반에 투입돼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는 것도 좋았다. 32강에 대비해 베테랑 선수의 체력을 안배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거칠게 상대를 다룰 것으로 기대를 모은 '짐승남'(오현규)과 '황소'(황희찬)는 부진했다. '상대 수비수들의 체력이 소진됐을 때' 손흥민을 투입하려는 계획이 틀어졌다. 전반에 공격 실마리를 전혀 풀지 못했기 때문에 손흥민의 투입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희찬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손흥민과 동시에 출격한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배치된 왼쪽 측면 공격은 '잠깐' 활력을 띠었지만, 다시 전반과 비슷한 흐름으로 돌아갔다. 앞서 두 경기에서 최전방에 배치된 손흥민도, 이날 주포지션인 측면에 위치한 손흥민도 날카롭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결국 투입 시점과 포지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게 이날 경기를 통해 확연히 드러났다. 0-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후반 43분 페널티 아크에서 때린 유일한 왼발 중거리 슛은 골문에 닿지 못하고 허무하게 수비벽에 막혔다. 홍명보호에서 가장 날카로운 슈팅 능력을 지닌 손흥민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멕시코전 골, '카잔의 기적'을 일으킨 독일전 골과 같은 장면을 만들어주길 끝까지 기대했지만, 현실이 되지 않았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월드컵 경기를 끝마친 손흥민은 고개를 푹 숙였다. 한국 축구가 기적적으로 32강에 오를 경우, '라스트댄스'를 몇 번 더 출 수 있겠지만, 이대론 곤란하다. 손흥민의 부진이 전술 탓이고, 출전시간이 부족한 탓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번 대회 손흥민 출전시간은 171분이다. 세 명의 공격수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부여받았다. 오현규는 128분을 뛰어 1골을 넣었다.
과달루페(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