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월드컵에서 가장 운이 좋은 감독은 에르베 르나르일 수도 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5일(한국시각) '르나르가 대회 중도 부임 후 18일 만에 참담한 성적과 함께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르나르는 이번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깜짝 등장한 인물이다. 튀니지 대표팀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당초 튀니지는 사브리 라무시 감독이 이끌었으나,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비극이 터졌다. 스웨덴전에서 1대5 대패를 기록하며 32강 희망이 희미해졌다. 곧바로 감독 경질이 진행됐다. 라무시를 내보낸 튀니지는 르나르 선임을 진행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아프리카에 능통한 인물, 2012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잠비아를 이끌고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에는 코트디부아르를 대륙 정상에 올렸다. 동기부여 및 선수단 파악 후 단합을 통한 성적을 내는 것에도 일가견이 있다. 반전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르나르 체제의 튀니지가 마주한 첫 상대는 조별리그 2차전 일본이었다. 기대는 현실과 달랐다. 참혹한 결과만이 남았다. 일본은 튀니지를 무려 0대4로 제압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9실점을 허용하며 2패를 기록한 튀니지는 곧바로 탈락을 확정했다. 3차전인 네덜란드전도 1대3으로 패하며 2경기에서 전패했다.
르나르는 불과 18일 만에 팀을 떠나야 했다. 일본전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순간부터 정해진 결말이었다. 그는 공식 성명을 통해 '"떠나기 전에 2026년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튀니지 축구연맹에 감사드린다'며 '튀니지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이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튀니지 대표팀의 미래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여 온 국민을 열광시키고, 튀니지 역사에 길이 남을 찬란한 발자취를 남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르나르에게는 전혀 나쁠 것이 없는 결말이다. 르나르는 단 2경기를 지휘하는 조건으로 20만 유로(약 3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졌다. 18일 근무로 3억원의 연봉, 더욱이 월드컵 무대까지 다시 경험하며 충분히 좋은 시간을 보냈다. 반면 튀니지는 르나르를 내보내며, 다시 혼란을 수습할 새 감독을 구해야 하는 입장이다. 튀니지만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