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우리도 더러운 축구 할 줄 안다."
킬리안 음바페의 일침이었다. 프랑스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16강전에서 음바페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8강에 진출하며 우승에 점점 더 다가섰다.
이날 경기는 진한 후폭풍을 남겼다. 파라과이의 거친 플레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파라과이는 극단적 수비축구로 프랑스를 괴롭혔다. 전반 45분 동안 상대에게 단 하나의 유효슛도 허용하지 않으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후반에 '조커' 데지레 두에가 페널티킥 반칙을 얻었고, 이를 음바페가 침착하게 결승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파라과이의 도넘은 플레이는 지탄의 대상이 됐다. 프랑스의 캡틴 음바페는 전반 종료 10분전 결국 폭발했다. 파라과이의 안드레스 쿠바스는 페널티 박스 밖에서 자신을 따돌린 음바페를 끌어당겨 넘어뜨렸다. 바닥에서 일어난 음바페는 쿠바스를 밀쳤다. 쿠바스와 파라과이 선수들이 격분했다. 양 팀 선수들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졌고, 프랑스의 우스만 뎀벨레도 달려와 가세했다.
주심은 양팀 선수들을 진정시킨 후 경기를 속개했다. 하지만 마티아스 갈라르사가 공이 없는 음바페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음바페는 바닥에 뒹굴었다. 그러나 별다른 경고는 없었다. 리플레이 화면을 보면 갈라르사는 음바페의 손만 가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도 파라과이의 비신사적인 플레이는 계속됐다. 그러나 옐로카드는 나오지 않았다. 반면 이에 대응한 프랑스의 마누 코네와 마이클 올리세가 각각 후반 36분과 추가시간인 52분 경고를 받았다. 파라과이 선수들은 경기 후 또 폭발했다. 하지만 경고는 '0'이었다.
심지어 결승골로 이어진 페널티킥을 음바페가 차기 전에는 파라과이 선수들이 페널티스폿 근처 잔디를 파헤치는 장면까지 나왔다. 전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수비수 마이카 리차즈는 "파라과이는 이것보다 더 나은 팀이다. 수비는 정말 훌륭했다. 그런 반칙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들의 플레이는 보기에 민망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잉글랜드 대표팀 골키퍼 조 하트도 "파라과이 선수들의 행동은 정말 형편없었다. 만약 그들이 내 팀의 선수였다면, 절반 이상은 당장 경기장에서 끌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에리 앙리는 "축구가 승리했다. 파라과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내가 이런 경기를 뛴다면 퇴장을 4번 정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팬들은 주심이었던 탄타셰프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팬들은 개인 SNS에 "제정신인가", "당신은 월드컵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맹비난을 남기기도 했다.
음바페는 경기 뒤 "상대는 우리가 턱시도라도 차려입고 와서 화려한 플레이만 펼칠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우리도 더러운 축구를 할 줄 안다. 오늘 그걸 보여줬다"며 "그리고 그 더러운 축구에서도 우리가 더 나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경기 방식은 우리가 단순히 공격적인 축구만 하는 팀이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우리도 손을 더럽혀야 한다면 기꺼이 더럽힐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도 "심판을 비판하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경고 3장으로 경기를 마치는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파라과이를 비판하지는 않겠다. 어떤 팀이든 원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욕설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성을 과장하는 축구는, 아마 사람들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는 종류의 축구는 아닐 것"이라며 "우린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게 승리의 핵심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파라과이의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은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이 자랑스럽다는 반응을 보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알파로 감독은 "우리가 가진 전력으로도 경쟁력 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며 "정말 아쉽다. 거의 다 왔었다. 프랑스는 힘겨운 승부 끝에 겨우 이겼기 때문에 크게 기뻐했다. 우리는 프랑스를 힘들게 했다. 파라과이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매우 강력한 상대와 맞섰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느낀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