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리오넬 메시에게 기대했던 월드컵 결승전은 아니었다.
아르헨티나는 20일 오전 4시(한국시각) 미국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결승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0대1로 패배했다. 2연속 우승을 노린 아르헨티나의 여정은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메시는 당연히 선발로 출전했다. 월드컵 역사상 결승전에서 3번이나 선발로 출전한 최초의 선수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이 기록이 메시가 세운 마지막 월드컵 기록으로 남게 됐다.
메시는 경기장에서 존재감을 잃었다. 스페인의 압도적인 경기력 속에 메시는 보이지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그 결과 120분 동안 메시가 기록한 슈팅은 단 1개. 그마저도 0-1로 끌려가게 된 연장 후반 막판에 시도한 슈팅이었다. 메시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패스도 빛나지 못했다. 기회 창출도 단 하나도 없었다.
물론 메시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경기력 자체가 일방적이었다. 스페인이 아르헨티나를 이렇게 압도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메시였기에 팬들은 또 다시 마법을 부리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메시의 월드컵 마지막 기억은 패배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도 39살 선수가 보여준 역대 최고의 활약이었다. 8골 4도움으로 메시는 킬리안 음바페 다음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결승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진출을 당당하게 이끈 메시였다.
나이를 잊은 듯한 메시의 활약은 마치 마지막 월드컵이 아니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침묵한 메시는 아르헨티나를 구하지 못했다.
경기 후 메시는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았다. 마지막이라는 걸 직감한 듯한, 모든 걸 불태운 선수와 같은 표정이었다.
1987년생인 메시가 4년 후에 다시 월드컵에 뛸 수 있을지는 오직 메시만이 알고 있다. 2022년 카타르 대회를 앞두고도 메시는 스스로 라스트 댄스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4년 뒤 다시 메시는 세계를 뒤집어놓는 활약을 선보였다. 우승으로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메시의 여정은 위대했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