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요즘 세계 축구는 스페인으로 통한다. 스페인 축구가 다시 세계를 정복했다.
2년 전 베를린에서 유럽 정상에 오른 스페인 축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연장 접전 끝에 1대0으로 꺾고 다시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스페인은 2008년 유로대회(유럽선수권) 우승 2년 뒤인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첫 월드컵 정상에 오른 바 있다. 그들은 똑같은 흐름으로 그걸 반복했다.
스페인의 국제 남녀 축구 무대에서 그들의 놀라운 지배력을 이어가고 있다. 스페인은 남녀 월드컵을 동시에 석권한 최초의 국가다. 2023년 시드니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꺾은 바 있다.
남자 대표팀은 2023년 유럽네이션스리그와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고, 여자 대표팀은 2024년과 2025년 유럽네이션스리그에서 모두 우승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스페인은 U-17 대표팀부터 A대표팀에 이르기까지 무려 16개의 세계 및 유럽 타이틀을 들어올렸다고 영국 매체 BBC는 주목했다. 스페인 축구 전문가 기욤 발라게는 BBC에 "이것은 지배력이다"면서 "마치 완벽한 폭풍과도 같다. 스페인은 문화적으로 특정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며, 모두가 이를 믿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유로 우승 2년 뒤인 2010년 남자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지금 스페인이 그걸 다시 해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축구협회가 2022년 12월 루이스 데 라 푸엔테를 감독으로 선임했을 때, 그가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네이션스리그(2023), 유럽 선수권 대회(2024), 그리고 월드컵(2026) 우승을 안겨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스페인 남자 축구의 전성기를 연 지도자가 루이스 데라푸엔테 감독이다. 스페인은 4년전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모로코에 패한 직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물러났다. 스페인축구협회는 후임자로 데라푸엔테를 선택했다. 발라게는 "데라푸엔테 감독을 선택한 건 매우 위험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데라푸엔테는 빅클럽을 이끈 경험이 없었다. 1994년, 선수 은퇴한 후,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스페인 하부 리그 감독, 수석코치직 등을 포함해 여러 클럽에서 15년 동안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그는 스페인의 연령별 대표 선수들을 오랫 시간 가르친 노하우로 A대표팀에 신구 조화를 이뤄냈다. 그 결과, 스페인은 현재 모든 대회를 통틀어 최근 38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며, 이는 유럽이나 남미 팀을 통틀어 역사상 가장 긴 무패 행진이다.
BBC는 많은 전문가들이 스페인의 이런 지배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 가운데, 미래는 밝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남자 대표팀에는 라민 야말과 파우 쿠바르시라는 두 명의 뛰어난 유망주가 있다. 둘다 만 19세의 나이에 첫 월드컵 우승 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비키 로페스 역시 같은 나이에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3회 우승을 달성했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문장 조 하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은 전 세계 그 누구도 감히 근접할 수 없음을 증명해 낸 자신들만의 플레이 방식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이번 월드컵에서 그들에게 유효타를 날린 팀은 없다. 스페인은 대회 통틀어 단 10개의 유효 슈팅만을 허용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월드컵 우승자인 티에리 앙리는 폭스스포츠를 통해 "스페인의 시스템과 그들이 구축해 놓은 체계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스페인이 과거에는 이런 방식으로 우승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모든 연령대와 수준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