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리오넬 메시가 월드컵을 마무리한 심경을 고백했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마지막인 것을 알고 있기에 '축구의 신'도 고개를 떨궜다. 아르헨티나는 2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0대1로 패했다. 2022년 카타르 대회 이후 4년 만에 다시 도전한 정상, 우역곡절이 많았던 여정은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격차는 현저했다. 스페인은 아르헨티나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토너먼트 내내 연거푸 후반 저력을 보여주며 상대를 뒤집었던 아르헨티나의 기세는 스페인을 상대로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첫 슈팅이 연장 후반에서야 나오는 굴욕까지 맛봤다. 완패, 승패에 의문을 가질 여지 없이 무너졌다.
메시는 눈물을 흘렸다. 무려 39세의 나이로 참가한 메시는 '라스트 탱고'라고 이름 붙인 이번 도전 또한 명불허전이었다. 8골 4도움, 아르헨티나가 결승으로 향할 수 있었던 이유도 메시의 활약이었다. 준우승이 확정된 순간 메시는 눈물을 흘리며 팬들을 바라만 봤다.
하루가 지나고, 메시는 직접 SNS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메시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이 상처가 아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좋은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모든 것을 쏟아부어 경기를 뒤집었던 순간들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온 나라의 응원과 이 선수단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다시 한번 세계 최정상급 팀 대열에 복귀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메시는 '지금 당장은 우리의 업적을 온전히 실감하기 어렵지만, 우리 팀은 월드컵 결승에 두 번 연속 진출했다. 모든 축하 인사와 메시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는 다시 한번 한마음으로 뭉쳐 아르헨티나인이라는 엄청난 자부심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스페인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간의 소회와 상대에 대한 존중이 담긴 글이었다.
경기 도중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메시는 경기 당시 엔소 페르난데스가 퇴장을 당한 후 상대 수비수 마르크 쿠쿠레야와 대화를 나눴다. 쿠쿠레야가 입을 가리는 동작을 취하자 메시는 곧바로 손을 들어 심판에게 이를 알렸다. 이번 대회부터 상대 선수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입을 가리는 선수는 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기규칙이 시행됐다. 이미 몇몇 선수들이 이 규정으로 퇴장을 당했다. 메시는 이 틈을 노렸다. 다만 퇴장은 없었고, 도리어 메시의 치졸한 행동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다만 경기 종료 휘슬리 울린 후 밝힌 심경에선 스페인에 대한 존중도 빼놓지 않았다.
모두가 기대했던 '신'다운 마무리는 없었다. 그럼에도 신은 여전히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모두에게 각인시킨 대회였다. 북중미 대회가 메시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 모두가 메시의 경기를 가장 마지막까지 볼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 환호하기에 충분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