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LPGA '골프 여제 계보' 잇다

기사입력 2013-04-30 07:48


박인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가 '골프 여제' 독주 체재를 갖췄다. 과거 여자 골프를 주름잡았던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로레나 오초아(멕시코)→청야니(대만)의 독주에 버금가는 '박인비 천하'가 열릴지가 관심이다.

박인비가 29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 콜리나스골프장(파71·6410야드)에서 끝난 노스텍사스 LPGA 슛아웃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3승을 신고했다.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를 1타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올시즌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인비가 다승 상금 최저타수, 올해의 선수 등 LPGA 각 부문 선두 자리까지 모두 꿰차게 만든 값진 우승이다.

'골프 여제'를 향한 예열은 지난해 시작됐다.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지난해 7월 에비앙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년 간의 침묵을 깬 것이 기폭제가 됐다. 그 해 2승을 올리며 LPGA 투어의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차지했다. 조용하지만 강하다. 기복이 없는 플레이에 정교한 퍼트를 앞세운 그의 모습을 보고 미국 언론은 '사일런트 어새신(Silent Assassin·침묵의 암살자)'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올해 성적은 더 눈부시다. 8개 대회 중 3개 대회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을 하며 다승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동안 무려 5승을 수확했다. 한국을 넘어 명실상부한 LPGA 투어의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박인비의 올해 목표는 '올해의 선수'였다. LPGA 투어에서 통산 25승을 거둔 박세리도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고지다.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시즌 3승을 수확한 박인비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127점을 획득해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의 격차를 50점으로 벌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박인비가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한국인 최초 '올해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랭킹은 3주 연속 1위를 지키게 됐다. 지난주 발표(4월 22일 기준)된 세계 랭킹에서 박인비는 9.43점을 얻어 루이스와의 격차를 0.34로 벌렸다. 이번 대회에서 루이스는 공동 7위(7언더파 277타)에 그쳤다. 박인비와의 랭킹 포인트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목표를 넘어 더 높은 곳을 봐도 될 정도의 활약이다. 지난해 이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 2연패를 노린다. 노스텍사스 LPGA 슛아웃 대회 우승으로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을 보탠 그는 시즌 상금을 84만1068달러로 늘렸다. 2위인 루이스(63만6803달러)와는 약 20만 달러 이상 차이다. 최저타수에서는 루이스와 평균 69.5타로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박인비의 기량과 안정된 플레이로 볼때 올시즌 '박인비의 시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약혼자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씨(32)가 항상 곁에 있다. 세심한 외조가 안정된 플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메인 스폰서 계약도 임박했다. 매니지먼트사가 최근 국내 대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인 스폰서가 생기면 더욱 마음 편히 투어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막상 박인비는 '골프 여제'의 자리가 기쁘면서도 부담스러운 듯 하다. 그는 "시합하기 전에 늘 인터뷰를 해야 하고 할 일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얼떨떨했는데 대회를 치르다 보니 응원해주시는 분도 더 많아진다. '이런 자리구나'하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랭킹 1위는 좋은 플레이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그 이상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숫자라고만 생각해야겠다"고 했다.

박인비의 2013년이 주목된다. 세계랭킹 1위 유지는 물론 다승 상금왕 최저타수상 올해의 선수상 등 4관왕 달성은 곧 '박인비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청신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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