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요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대세남'으로 불린다. 또 다른 별명은 '블루칩', 그만큼 최근 활약이 눈부시다.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실력까지 겸비해 스타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태훈(27)이 주인공이다.
김태훈은 올시즌 열린 KPGA 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6차례 이름을 올렸다. 최근 출전하는 대회마다 미디어 인터뷰의 단골 손님이 됐고, 매 대회 리더보드에도 이름을 새기고 있다.
올시즌 프로에서 첫 우승의 감격도 맛봤다. 지난 8월에 열린 후반기 첫 대회인 보성CC클래식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프로 7년차에 거둔 감격스런 우승이었다.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른다. 9월 마지막주에 열린 메이저대회 신한동해오픈에서 3위에 올랐고 지난주 끝난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5위를 차지하며 절정의 샷 감각을 이어갔다.
김태훈은 10일 경기도 여주시 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파72·7226야드)에서 열린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 1라운드에서도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그는 짙은 안개로 예정보다 2시간 30분 가량 늦게 시작된 1라운드에서 그린을 단 한 번 놓치는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버디 6개를 뽑아내며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일몰로 120명 중 63명이 경기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13번홀까지 치른 키라데크 아피반랫(태국·7언더파)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최근의 상승세는 8년간 악몽 같았던 시간을 자신과의 싸움으로 이겨낸 결과다. 김태훈은 국가대표 시절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 골퍼들의 불치병이라 불리는 드라이브 샷 입스(Yips)에 걸린 것. 드라이브 샷을 할 때마다 불안한 심리 상태가 샷을 망치는 경우를 말한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한 번 입스에 걸리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김태훈 역시 심리 상단도 받고 손에 피가날 정도로 드라이브 샷을 연습해도 8년간 입스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선수 생활 중단 위기까지 겪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게 입스에 빠졌던 것처럼 어느 순간 입스에서 빠져나왔다. 페어웨이가 넓은 골프장에서 '마음껏 휘둘러보자'라고 마음 먹고 친 공들이 페어웨이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을 되찾았고 자연스럽게 드라이브 샷이 잡혔다.
그의 골프 인생도 이 때부터 바뀌었다. 시드를 잃고 2년간 퀄리파잉스쿨(Q스쿨)을 전전했던 그는 올시즌 감격스런 프로 데뷔 첫 우승을 거둔데 이어 KPGA 투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핫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자신을 괴롭혔던 드라이브 샷은 이제 자신의 강점이 됐다. 김태훈의 드라이브 비거리 평균이 300.83야드로 투어 1위다. 성적이 좋아지다보니 골프가 즐겁다. 1라운드를 마친 그는 "동반 선수들이 즐겁게 해줘서 재미있게 쳤다. 드라이버가 잘 안 맞아 오랫동안 고생하다 요즘 잘 맞고 있는 게 (성적이 좋은) 가장 큰 이유인 듯 하다"며 미소를 보였다. 시련을 이겨내고 전성기를 연 김태훈이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최경주(43)는 1라운드를 13번홀까지 마친 가운데 1오버파로 공동 82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