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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챔피언 김승혁, 복덩이 딸에게 선사한 완벽한 우승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7-09-24 18:19


KPGA제공

"아기 힘이 컸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아빠가 잘 풀리면 흔히 '제 복을 타고 났다'고 한다.

김승혁(31)의 아기가 꼭 그렇다. 아기가 생긴 뒤 부진을 털고 승승장구다.

김승혁은 24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최종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8언더파로 우승했다.

지난 6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 코리아 먼싱웨어 매치 플레이에서 2년만에 우승 차지할 당시 김승혁의 아내는 임신중이었다. 태명은 '승리'. 마치 예언이라도 한듯 딸은 연거푸 승리를 안기고 있다.

지난 5일 태어난 복덩이 딸은 이번에는 아빠에게 완벽한 우승을 선사했다.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단 한 차례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 그는 "우승은 아기 힘이 컸다"고 고백했다. 첫 홀 버디로 8타차 선두로 나선 김승혁의 우승은 기정사실 처럼 보였다. 하지만 본인 생각은 달랐다. 그는 "선두 자리를 계속 지킨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압박감도 왔다. 전반을 8타 차로 유지하지 못하면 뒤집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KPGA제공
골퍼에게 불안감은 최대 적이다.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적인 현실로 이어진다. 하지만 김승혁에게는 갓 태어난 사랑스러운 딸이 있었다. "압박감 속에 아내가 아기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줬다. (그걸 보면서) 흐뭇함과 동시에 책임감이 들었다." 골퍼는 약해도 아빠는 강했다. 마음을 다잡은 아빠는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인 뒤 11번홀(파4) 버디로 쐐기를 박았다.

그는 "아기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선물을 준 것 같고, 나도 이번 우승으로 아기한테 선물을 한 것 같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을 하면 아기를 위한 세리머니도 하려고 했으나 마지막 홀에서 파 퍼팅을 놓치며 긴장한 탓에 순간을 놓쳤다.

완벽한 우승을 딸에게 선사한 위대한 아빠는 우승 상금 3억원을 챙기며 상금랭킹 1위에 올라섰다. 부상으로 제네시스 G70 승용차도 받았다.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CJ컵 출전권과 내년 시즌 미국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오픈 출전권까지 받았다. 여세를 몰아 딸아이에게 더 큰 선물을 할 참이다. 다음달에 출전할 CJ컵에 대해 그는 "코스가 많이 길어졌다고 들었는데, 좀 더 정확하게 친다면 미국 선수들과 나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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