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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다."
개인통산 2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은 극적이었다. 연장 승부 끝 역전승이란 내용도 그랬지만 타이밍도 절묘했다. 자칫 깊은 슬럼프에 빠질 뻔 했던 절망 직전에 최고의 순간이 찾아왔다. "마지막 퍼팅 직후 나도 모르게 바로 눈물이 났어요. 이전 대회까지 좀 힘들었던 것들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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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발 연쇄 불안감'이 가시자 경기 흐름도 물 흐르듯 흘렀다. 그린플레이에 자신이 생기면서 샷도 덩달아 편안해졌다. "큰 문제보다는 작은 문제였던 것 같아요. '연결'이 잘 안 되는 듯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모든 것들이 잘 맞춰진 느낌입니다."
박성현이 '남다른' 것은 시원시원한 장타를 펑펑 날리는 운동능력 만이 아니다. 더 대단한 점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끈기다. 진정한 슈퍼스타는 '고난'을 넘어 탄생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도전에 그는 '제 방식대로' 응전하고 있다. 눈물을 왈칵 쏟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씩 앞으로 나가려 애썼다.
왕관을 쓴 자,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했던가. 정상에 선 자는 매일 매일 나락으로 떨어지는 악몽과 싸운다. 박성현도 마찬가지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하나, 노력 뿐이다. 좌절감 속에서도 박성현은 나아지려는 노력, 변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심한 업다운 속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길을 찾았다.
"힘든 한 해였다고 생각하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오늘 우승한 박성현. 내일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견뎌내야 한다. 정상에 선 자의 숙명, 그 또한 지나가고 그렇게 익숙해진다. 포기하지 않고 오늘을 만들어 낸 박성현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쩌면 그의 골프 인생에 있어 올해는 작년보다 더 위대한 시즌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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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