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놀라고 밤마다 우는 아이, 한방으로 살살 달래기

기사입력 2014-05-20 12:19


사람의 정서나 감정 상태 등은 주변 여건이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부정적인 정서, 감정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식습관, 수면습관은 물론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게 되고, 이것은 건강상 이상 징후로 나타나기도 한다.

화병이 대표적인 경우고, 최근의 국가적 재난 사고 이후 심리적으로 우울감, 불안감을 갖거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도 그런 경우다. 이런 상황은 어른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말 못하는 어린아이나 자기표현이 미숙한 아이들도 불안한 정서나 감정, 심적 부담이 원인이 되어 이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유독 예민하고 잘 놀라며 경기 하는 아이

엄마들이 쩔쩔 매는 순간은 아이가 경기를 할 때이다. 입을 앙 다물고 손발을 탁탁 떨면서 경련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경련까지는 아니어도, 아이가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 소스라친다거나, 낯선 사람만 봐도 자지러지게 우는 경우도 있다.

보통 아이가 별다른 증상 없이 작은 소리에 잘 놀라고 겁이 유독 많다면 심장에 열이 많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심장이 정신을 주관한다고 본다. '놀란다'의 의미를 경계(驚悸) 또는 심계(心悸)라고 하는데, '경(驚)'은 무섭거나 두려워 깜짝 놀라는 것을 말하고, '계(悸)'는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갑자기 빨리 뛰는 것을 말한다.

권선근 일산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심기가 불편하면, 즉 심장에 열이 많은 데다 기혈 순환도 되지 않는다면 정신 신경계가 허약할 수 있다. 이런 아이의 경우 잘 놀라고 겁이 많고 무서움도 잘 탄다. 이유 없이 초조해하고 식은땀을 흘리거나 신경질을 잘 내기도 한다"고 말한다.

-심기 허약하면 야제, 야경 등 겪을 수 있어

심장의 기운이 허약하면 안색이 창백하고 밤중에 이유 없이 깨는 등 야제, 야경과 같은 수면 트러블을 겪기도 한다. 야제는 어린 아기가 한밤중에 갑자기 깨어 자지러지게 우는 증세인데, 심장과 비위의 기운이 허약해서 나타난다고 본다. 야경은 4~8세 무렵 잘 생기는데 자다가 악몽을 꾸어 깜짝 놀라 깨는 증상이다. 악몽 없이도 갑자기 깨어 소리 지르거나, 울거나, 벌떡 일어나 방안을 헤매기도 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유뇨, 야뇨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모두가 아이의 마음이 불편할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세들이다.


이런 증상들은 정신을 주관하는 심 기운이 약한 데다, 양육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 나쁜 식습관 등이 더해져 오장육부가 '과열'된 탓이 크다. 아이가 자라면 가정불화로 인한 정서불안, 학습 스트레스, 친구관계에서 오는 심적 부담 등에 의해 심 기운이 더 허약해질 수 있고, 이것은 틱 장애, 주의산만, 반항, 폭력성, 폭식이나 거식증 등 문제행동을 동반한 소아 화병, 잦은 배앓이, 원형탈모증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양육환경 점검하고 스트레스 해소하는 것이 우선

아이가 예민하고 잘 놀라고 잠을 설치며, 야제나 야경, 야뇨, 소아 화병처럼 이상 증세를 보이는 기미가 있다면 우선은 아이의 정서, 감정상태 등을 세심하게 살피며, 차분하고 안정된 양육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권선근 일산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아이가 놀라는 일이 없도록 한다. 엄마 아빠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며 자주 안아주는 것도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편안한 음악을 들려주거나 밝은 내용의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엄마 아빠의 조급하고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면 아이 역시 불안해지므로 조심한다. 조기교육이나 가정불화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학령기 아이가 소아 화병이나 잦은 배앓이, 원형 탈모증 등에 시달린다면 증상 완화와 함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적극적으로 해소해주어야 한다. 특히 학습으로 인한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는 아이의 면역력도 떨어뜨려 여러 질병에 쉽게 노출되도록 만든다.

-과열된 아이의 몸, 제철 채소와 숙면으로 풀어주기

심 기운이 허약할 때 한방에서는 심열(心熱)을 식히면서 피와 진액을 보충하고 기혈순환을 도와 심기를 튼튼하게 한다. 경기, 야제, 잦은 배앓이, 식욕부진, 원형 탈모증 등 이상 증세가 있다면 증상 완화와 함께 원인이 되는 오장의 기운을 북돋워주고 과열된 장부의 열을 다스린다.

무더운 여름이 되면 아이의 몸은 더욱 뜨거워진다. 식습관을 통해서도 속열이 과도하게 쌓이지 않게 한다. 기름기 많은 육류나 당분이 많은 음료,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등은 섭취를 줄인다. 단백질 섭취는 살코기나 기름기가 적은 닭고기, 콩류 등으로 대체하고, 참외, 수박, 포도, 토마토, 상추, 치커리, 오이 등 제철 과채를 먹인다. 숙면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는 자연의 순환과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밤에 푹 자야 낮에 양기로 가열된 오장육부가 충만한 음기로 냉각되어 한열음양의 균형을 갖추고 건강해진다. 취침 1~2시간 전에 샤워하고 가급적 TV 시청, 컴퓨터 게임 등은 하지 않게 한다. 취침 중에는 실내조명을 끈다. 심장이라는 인체의 엔진이 식어야 숙면할 수 있는데 늦게까지 놀면 심장이 과열되어 잠자리에서 뒤척이게 된다. 취침 2시간 전부터 과도한 신체활동은 자제한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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