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에 잡음이 일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999년부터 국내 유일의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파트너로 활동하며 그동안 1조5000억원 가량의 어마어마한 후원금을 지불했다. 월드컵 특수는 현대기아차가 쏟아 부은 막대한 자금을 거둬들이는 무대다. 이를 위해 각종 행사를 기획 중인데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데다 공동 응원 슬로건 대상자인 붉은 악마와의 소극적인 협의, 이원화된 거리응원 등 FIFA 공식 파트너라는 우월적 지위로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를 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 물론 현대기아차에게 31일간의 월드컵은 놓칠 수 없는 기회겠지만 좌우 살피지 않고 너무 달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고려 않고 영동대로에서 시끌벅적 거리 응원 예정
응원문구 일방변경 놓고 붉은 악마와 신경전
지난해 6월 현대기아차와 붉은 악마는 브라질 월드컵을 1년 앞두고 공동응원 슬로건을 공모해 결정했다. '즐겨라, 대한민국.'
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이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국가적인 재난 앞에 현대기아차는 공동 슬로건 교체를 시도했다. '즐겨라 대한민국' 대신 '힘내라 대한민국'으로 바꿨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붉은 악마와 사전 협의를 가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방통행 식이었던 것. 1년 넘게 준비해온 붉은 악마의 티셔츠 주문제작과 각종 응원 행사가 큰 차질을 빚을 위기에 처했다.
붉은 악마의 항의에 뒤늦게 조정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를 의식해 슬로건 변경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붉은 악마와 다소 오해가 생겼지만 성실히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 측에선 튀니지전 이후 붉은 악마의 침묵 응원에 감사를 표하며 "세월호 참사는 잊지 말되 월드컵은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즐겨라 대한민국' 슬로건도 문제 삼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단체 응원을 놓고도 현대기아차와 붉은 악마는 엇갈렸다. 자신들의 브랜드 노출을 원했던 현대기아차가 해운대구청에 먼저 접근했지만 양측의 협상이 결렬돼 현대기아차는 손을 뗐다. 순수 응원목적을 내세운 붉은 악마가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단체 응원이 가능하게 됐다. 현대기아차의 욕심 때문에 자칫 부산 시민들의 큰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무산될 뻔 했다.
월드컵 기간 중엔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의 노출은 극히 제한되기 때문에 각종 행사에서 현대기아차의 입김은 막강하다. 현대차는 코카콜라, 아디다스, 에미레이트 항공, 비자카드, 소니와 함께 FIFA공식 파트너(최고 레벨)다. 4년마다 월드컵 때마다 권한을 갖는 FIFA월드컵 스폰서도 맥도날드, 존슨앤드존슨 등 글로벌 기업 8개사가 있지만 국내 기업은 없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