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 '정피아' 상관없나

기사입력 2014-11-27 10:27


IBK기업은행과 자회사들이 연이은 정치권 인사 영입으로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리고 있다.

주로 임원급 인사여서 전적으로 은행 경영진과 이사회의 판단 몫이지만 해당 인물들은 실무능력보다는 정치권과 연줄만 부각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각층의 인식 변화가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주춤하게 만든 사이 '정피아(정치권+마피아)'는 교묘하게 금융권을 파고들고 있다.

금융권의 정피아 집중은 금융권 임원의 높은 연봉과 다소 수월하게 인식되는 업무 때문이다. 금융권은 정책관련 변수가 유독 많아 예전부터 인사철마다 정치권 입김이 자주 논란이 돼 왔다.

직무연관성 없는 정치권 인물로 '낙하산 인사'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김영희 전 신한은행 지점장을 상근감사로 내정했다. 김 전 지점장은 퇴임 후 지난 대선때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며 여권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점장은 조흥은행을 거쳐 신한은행 남부법원 지점장까지 30여년을 은행원으로 일하다 2012년 퇴직했다. 증권 업무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IBK투자증권 노조는 증권 업무에 전문성이 없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IBK기업은행 감사로 임명된 이수룡 전 서울보증보험 부사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도 있었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 감사에 대해 "대선에서 여권을 위해 일한 공로로 국책은행 고위직을 맡았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수룡 감사 역시 은행 업무 경력은 전혀 없다.

이외에도 양종오 IBK캐피탈 감사, 한희수 IBK저축은행 사외이사, 서동기 IBK자산운용 사외이사 등도 금융권 업무보다는 지난 대선 때 여권 캠프나 지지 모임에서 활동했다.


감사나 사외이사에 정치권 인사들이 집중되는 이유는 최고경영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기 때문이다.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도 있다. 금융권 고위직의 경우 보통 3년 안팎의 임기를 보장받는데 현 정부 집권 3년차로 접어드는 지금이 '자리 차지하기'의 적기라는 분석도 있다.

업무 전문성 결여로 사고 발생 가능성 높아…피해는 소비자에게 집중

기업은행은 정부가 주인이다. 정부는 기업은행 지분 55%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같은 이유로 다른 은행에 비해 낙하산 인사에 취약하고 좋은 보직을 놓고 정부 실력자들의 암투가 더 잦다. 실제 금융권 고위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주 물갈이 되곤 했다. 정치권과의 인연, 여권 캠프 출신, 정치권 자리 공천에서 밀린 뒤 다독이는 보은 인사 등이 직접적인 요인이었다. '관치, 정치 금융'의 폐해는 업무 전문성 결여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높은 자리일수록 업무 전문성이 더 필요하다. 돈을 다루는 금융권은 더욱 그렇다.

이수룡 감사의 임명 때 기업은행 노조와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신창건설 부사장과 서울보증보험 부사장을 지냈지만 은행권 경험도 없는데 대선에서 정권창출을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은행업무는 물론이고 감사 경험도 없는 사람을 국책은행 감사로 내려 보내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부가 주인이다 보니 외부인사 영입이 많은 측면이 있다"며 "정부에서나 은행 내부에서나 정부측 인사가 오는 데 다소 관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낙하산의 문제라기보다는 업무수행 능력의 문제다"며 "낙하산이지만 충분한 자질이 있는 사람들이 임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이다. 국책은행의 주인은 정부지만 고객은 국민이다. 최근 들어 개인정보 누출과 공금횡령, 대출비리 등 크고 작은 금융권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내부 감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었다. 책임 있는 자리에 앉은 인사들이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을 가진 사이 금융권은 개혁대상 영순위가 된 지 오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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