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안티에이징 하면 떠오르는 것은?"
하지만 전반적인 안티에이징 관점에서 보면 외부자극의 차단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타고난 내 몸을 최대한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피부는 내 몸의 창이기 때문에 몸에 해로운 설탕, 포화지방을 피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몸이 건강해지고 이에 따라 피부도 함께 회춘할 수 있다.
왜 화장품을 잘 쓰지도 않던 옛날과는 달리 세안을 하고 나면 피부가 땅기고 건조해져서 보습제를 발라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까? 그것은 피부의 보습 및 방어를 담당하는 피부장벽의 기능이 떨어져서인데 그 이유는 자외선, 마찰, 염증, 노화와 같은 요인들도 있지만 화장품의 합성화학성분에 의한 피부 혹사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먼지나 땀, 피지 등은 물로 씻어도 세정이 가능하지만 화장품에서 남은 유분, 색소, 향 등의 기름때를 지우려면 결국 계면활성제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세안화장품에는 천연계면활성제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합성계면활성제가 들어있는데 이는 주방세제의 주된 구성 성분과 비슷하다. 맨손으로 설거지를 많이 하는 주부가 세제에 의해 손이 건조해지고 갈라지는 주부습진이 생기는 것처럼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의 얼굴도 합성계면활성제가 들어있는 세안화장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이와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합성계면활성제는 아무리 깨끗이 씻어도 일부분이 모공이나 땀샘도관에 남아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각질세포(벽돌)의 단백질 변성을 유발하고 세포사이의 지질 성분(시멘트)을 과도하게 녹여내어 보습 및 방어의 핵심기능을 담당하는 각질층(벽돌과 시멘트로 이뤄진 피부장벽)을 망가뜨린다. 각질층이 망가지면 수분이 많이 증발해 피부가 건조해지며 인설(비듬)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까지 세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나쁜 세안제가 우리의 피부를 망치는 주된 원인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세안제에서 거품이 많이 난다는 건 그만큼 강력한 합성계면활성제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고, 이런 세안제를 계속 이용해 피부가 뽀드득해지는 걸 즐기다 보면 어느새 피부가 건조하고 예민한 상태로 바뀌어 있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피부가 건조하거나 예민하다면 거품이 많이 나는 클렌저는 노화피부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피부 안티에이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안제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노화를 되돌려준다는 신물질이 포함된 각종 화장품에 밀려 그 중요성이 간과되어 왔다.
앞서 언급했지만 망가진 것을 되돌리려는 노력보다는 가장 완벽하게 설계된 우리 몸 자체의 기능을 잘 유지하는 것이 안티에이징에 훨씬 더 효과적이고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피부 안티에이징을 위해 값비싼 기능성화장품이나 피부 시술을 하기에 앞서 좋은 성분의 세안제를 선택하고 건강한 세안 습관을 길러보는 것은 어떨까?
글·김유수 서울재활의학과 안티에이징클리닉 원장/미국 안티에이징의학 전문의(대한비만체형학회 상임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