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다툼을 벌인 금호가(家) 형제들이 공개석상에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마치 동생이 형에게 '경영 좀 잘하라'고 훈수를 둔 셈이 돼버렸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1%(2459만여주)를 보유한 금호석화는 이날 변호사 3명을 대리인으로 참석시켰다.
또한 "매출액이 5조2000억원인데 영업이익은 93억여원으로 현저히 미미한 수준이고 자본잠식은 계속 악화돼 언제 해소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급수수료 1500억원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관계회사간 거래도 왜 증가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식의 미봉책을 반복하면 안 된다.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통한 구조조정과 비핵심자산을 매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호석화 대리인은 '경영책임'을 이유로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서 사장 재선임안은 찬반 거수를 통해 통과됐다.
서 사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과 함께 그룹 전략경영실을 이끌고 있을 정도로 박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주총에서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은 "작년 이윤창출을 하지 못한 점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올해는 반드시 누적부진을 극복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과 편의를 증진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세창 사장은 이날 열린 금호산업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박 사장은 지난 2월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자회사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도 맡았다.
또한 박 회장과 서재환 사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