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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나라·한솔제지 등 45개 업체들이 골판지를 생산·판매하는 과정에서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전방위적으로 가격을 담합해온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45개 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벌어들인 부당이익 규모도 수조원에 이르며 부당하게 인상된 가격은 택배·화장품 상자 등에 반영돼 소비자들이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골판지의 원료 구매, 중간 가공, 최종제품 판매 단계 등에서 수년간 담합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45개 제지사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총 1039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됐으며 검찰에 고발조치 했다. 과징금이 부당 매출 규모의 최대 1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담합을 통해 얻은 수익은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골판지 원지의 원료가 되는 인쇄고지·신문고지 구매과정에서도 담합이 이뤄졌다. 한솔제지 등 8개사는 2008년 9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총 18회에 걸쳐 인쇄·신문고지 구매단가를 kg당 10∼50원 내리기로 합의하고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45개 제지업체들은 50∼90%에 이르는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약 3~6년 동안 전국적으로 전과정에서 담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에 따른 비용 상승분은 최종제품에 반영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줬다. 구매 담합에 따른 단가 인하는 공급자의 소득을 줄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신대양제지 등 18개사는 골판지 고지 구매 담합 행위로 378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중 신대양제지는 가장 많은 72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골판지 원단 판매를 담합한 18개사에는 태림포장 94억원 등 총 411억6900만원이, 골판지 상자 판매 담합으로는 태림포장 25억원 등 총 56억2800만원이, 인쇄고지·신문고지 구매 담합에는 깨끗한나라 49억원 등 총 193억1800만원의 과징금이 각각 매겨졌다.
과징금이 부과된 45개 업체 중 기본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경남판지와 세림판지, 대동포장 등 3개사는 검찰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계의 특성상 담합으로 어느 부분에서 얼마의 부정이익을 얻었다고 명확하게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다만 과징금은 최대 부당이익으로 매출의 10%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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