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국내 최초로 간이식 5000례 달성

기사입력 2016-06-21 17:02


 ◇이승규 석좌교수(오른쪽) 등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최근 국내 최초로 간이식 5000례의 대기록을 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992년 8월 첫 수술 이후 24년만이다.

세계 간이식계가 서울아산병원의 경험을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인정하는 데에는 중증 환자들을 제외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7%(1년), 89%(3년), 88.5%(5년)라는 뛰어난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생체 간이식을 주로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뇌사자 간이식을 주로 하면서도 한국보다 간이식 역사가 긴 미국(UNOS)의 간이식 생존율 88.7%(1년), 82.7%(3년), 79.7%(5년)을 뛰어넘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 연속 연 3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고, 2011년과 2015년에는 전 세계 간이식센터 가운데 가장 많은 연 400례 이상을 시행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전체 간이식 환자 중 건강한 사람의 간을 일부 떼어 옮기는 생체 간이식 수술 4211례를 기록, 단일병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생체 간이식 수술에서 간을 떼어주는 기증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사망자는 물론 수술에 따른 합병증도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생체 간이식 수술법은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의료 선진국의 국제 표준 치료의 프로토콜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 1999년 1월 간이식을 받는 환자에게 좌엽보다 크기가 더 큰 우엽의 간 기능을 극대화해 이식 수술의 성공률을 크게 향상시킨 '변형우엽 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전 한해 30례에 그치던 생체 간이식은 이 수술법을 통해 100례를 넘기며 성공률도 당시 70%에서 95%를 넘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은 2000년 3월 세계 최초로 '2 대 1 생체 간이식'이라는 이식 수술의 기증자 영역을 크게 확장시킨 고도의 수술법을 성공했다. 환자에게 주어야 할 간의 양이 적은 경우 두 사람의 간 기증자로부터 간의 일부를 각각 떼어내 한 사람의 환자에게 기증하는 수술법으로, 당시 시행하던 우엽 단독 이식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했던 437명의 생명을 이 수술로 지금까지 구할 수 있었다. 현재 성공률 100%를 자랑한다. 또한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을 가능하게 한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이식이 까다로운 성인 환자에게서만 현재 세계 최다인 379건의 수술을 기록하며, 성적 또한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동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처럼 말기 간질환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 간이식 수술을 발전시키며 최다 시행·최고 성공률을 거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세계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60년 전 한국 의사를 가르쳤던 미네소타 대학병원의 의료진이 생체 간이식을 배우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직접 찾는 등, 매년 해외 의료진 수백명이 첨단 간이식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또한 간이식팀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몽골을 13회 찾아 24례의 간이식 수술을 현지에서 시행했다. 2012년부터는 베트남도 9회 찾아 9례의 수술을 진행하는 등 개발도상국을 직접 방문해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한편 이들 국가의 의사들을 서울아산병원에 초빙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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