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W리뷰] 노앙, 캠퍼스룩에 담은 대학생의 낭만과 치기

기사입력 2016-10-24 16:42



[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종현 기자] 어설퍼서 더욱 빛났던 캠퍼스룩이었다.

1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디자이너 남노아의 노앙 2017 S/S 컬렉션이 공개됐다. 남노아는 남다른 캠퍼스에 대한 낭만을 컬렉션에 녹여냈다.

배우 유아인의 절친으로도 유명한 남노아는 노멀하면서도 분명한 색채의 의상으로 유명하다. 스슌셔츠, 라운드니트처럼 난해하기 보단 실생활에서 쉽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주로 선보여왔다.


이번 주제 역시 평범하지만 그만의 색깔이 묻어났다. 지방에서 올라 왔다는 이유로 그가 가졌던 학창시절의 자격지심. 그는 자격지심으로 인해 놓친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낭만을 이번 컬렉션 의상에 담았다.

컨셉트에 맞게 무대 역시 대학교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가득했다. 하이틴 무비의 OST같은 배경음악, 무대 배경에 걸린 노앙 대학교의 상징 등 남노아의 무대에는 대학생의 설렘과 흥이 가득했다. 모델들 역시 경직된 모습보단 호기심 가득한 미소를 띄고 가벼운 분위기로 워킹을 선보였다.


캠퍼스룩이라는 주제에 맞게 깔끔한 니트 베스트, 굵은 스트라이프의 폴로 셔츠, 박시한 로고 티셔츠 같은 아이템들이 이번 컬렉션의 주류를 이루었다. 편하면서도 대학생만의 멋이 담긴 아이템을 레트로 무드를 바탕으로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했다.

남노아는 살짝 지나친 듯한 멋부림, 어설프게 어른을 따라한 대학생의 모습을 위트 있게 담았다. 어른스러운 클래식함과 아이 같은 컬러감, 오버사이즈로 어른과 아이의 모습이 혼재한 대학생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이야기 또한 풍부하다. 쇼에는 캠퍼스룩의 단편이 아닌 다양한 모습의 캠퍼스룩이 등장한다. 교실보단 운동장에 오래있던 형의 애슬레져룩, 멋 좀 아는 누나의 크롭 후드, 훈훈한 복학생 오빠의 블레이저까지. 쇼의 컨셉트는 구체적이고 명확하지만 그 안에 펼쳐진 이야기는 다양하고 풍부했다.

캠퍼스룩이라는 컨셉트는 사실 많은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적이 있는 테마다. 하지만 남노아는 흔한 주제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표현해냈다. 자신이 경험한 2000년대 중반, 한국 대학생만이 갖는 코드를 의상에 녹여낸 것이다.



컬러의 선택 역시 절묘하다. 블랙&옐로우의 스타디움 재킷, 올 베이지 컬러, 데님 셔츠에 새빨간 베스트 등 대학생들의 조금은 지나친 듯한 스타일링과 컬러 매치를 세련되게 연출했다. 아이템의 연출 또한 후드를 재킷 밖으로 빼고 셔츠를 허리에 묶는 등 유니크한 캠퍼스룩의 포인트를 재치있게 짚어냈다.

남노아의 이번 컬렉션은 디자이너 개인의 경험과 감정이 의상에 잘 녹아난 사례다. 같은 시대를 경험했어도 개인마다 느끼는 감정과 상황은 다르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주제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유쾌하게 녹여낸 남노아의 감각이 빛났던 쇼였다.

overman@sportschso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